억새풀 너머 가을을 준비중인 장군평원... 금정산산행기
- 일 자 : 2005. 8월 19(금욜)
- 날 씨 : 비..
- 인 원 : 저니와 러브산넷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동면초교-금륜사(은동굴)-주능선-장군봉-억새평원-청련암-범어사
[총산행시간 4시간10분 사진촬영시간포함]
:::::산행에 앞서::::: 작년여름부터 꼬리표가 하나 따라다닌다. "저니가 산행을 계획하면 꼭 비가 내린다" 는 설이... 지난 영남알프스 산행도 비가 내려 취소를 하였는데.. 이번 산행도 역시 비소식이 있다. 그래서 멀리가는것 보다는 가까운 금정산을 오르기로했다. 부산일보 산&산에 안내되어있는 금륜사(은동굴)로 올라.. 장군봉-계명봉코스를 잡았다. |
명륜역출발(10:30)∼동면초교(10:50)~환희정사(11:00)
산행전날 저녁까지 일기예보에서는 앞다투어 많은양의 비가 내린다고 입을 맞춘다.
그래서 그럴까?... 새벽녁까지 잠을 설친탓에 눈이 일찍 뜨였다.
창문을 열어보니... 비가온다는 날씨가 왠걸?.. 기상청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약간의 구름만 걸치고 있을뿐...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맑은날씨다.
모처럼 박사님과 함께하는 산행이다.
약속장소인 명륜지하철역에 도착하니 벌써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이번산행은 산행기점과 종료점이 틀려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했다.
양산내원사행 12번 버스를 타고 산행기점인 동면 초등학교쪽으로 향한다.
창밖하늘을 보니 심상치 않다. 금방이라도 쏟아 부을 듯한 먹구름으로 잔뜩 덮여있다.
하산할때쯤 비가왔어면 딱 좋은데...
20여분후... 버스는 동면초교 버스정류소에 우릴 내려놓고는 휑하니 사라진다.
버스정류소 옆에 "금륜사(은동굴)" 이정표가 반겨준다.
산행시작(11:00)∼금륜사(11:30)~은동굴(12:10)~주능선도착(12:37)
동면초등학교와 고속도로 밑으로 난 길을 통과하면
삼거리를 만나는데 여기서 곧장 위로 올라가면 "금륜사(은동굴) 이정표가 보인다.
환희정사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바꾸면 여기서 부터 금륜사까지 작은 포장길이 이어진다.
목장을 지나자 산행들머리로 보이는곳에 산우님들이 달아놓은 리플이 보인다.
산길은 꽤 가파르다.
비가내리기전 후덥덥한 날씨로 인해 머리에서 부터 땀이 비오듯 흐른다.
이마에서 흐르는 땀은 눈에 들어가기까지.... 안경을 벗어 닦을려니 여간 성가신것이 아니다.
손수건을 이마에 동여매 땀의 흐름을 조금이나마 막으니 조금 수월해진다.
서서히 숨이 차 오른다. 오랜만에 즐기는 상쾌한 고통이다. 30여분을 오르자 아직 불사공사중인 금륜사에 도착했다.
여기서 은동굴까지는 20여분 걸리는 거리로... 다소 가파른 오름길이다.
은동굴은 커다른 암벽밑에 대웅전이 자리잡고 그 뒤에 용왕전을 꾸며놓고 있다.
대웅전 오른쪽에는 요사채 보이는 건물이 새로 지을려는듯 공사중에 있다.
은동굴에서 주능선까지는 20분정도면 가능한 거리일것 같다.
잘생긴 소나무 한그루를 지나 장군봉이 보이는 전망좋은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기 시작한다.
장군봉(13:50)∼장군평원(14:05)~고당봉갈림길(14:30)~청련암(15:10)
드디어...
금정산 북단 주능선에 도착(정상4km 금륜사 0.5km) 3년전 종주산행 기억이 새록새록난다.
그때도 오늘처럼 비가 내려 종주실패를 하였는데..
오늘도 주능선에 도착한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거세게 빗줄기가 쏟아진다.
나무밑에서 급하게 비옷으로 몸을 가려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거세지는 빗발에 속수무책이다.
고어텍스 등산화지만... 다리를 타고 흘러 들어가는 빗물에는 어쩔수없는 모양이다.
10분... 20분... 더욱더 빗발은 굵어지고 이제 바람까지 부는것이 작년여름 지리산과 꼭 빼닮았다.
얼마정도 시간이 흘렸을까?...
잠시 소강상태 틈새를 이용해서 다시 산행을 시작하는데... 얼마가지않아 다시 장대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등산화는 이미 수영장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반바지도 물에 다젖고 속옷까지 다 젖은터라...
이제 더 이상 비를 피할 이유도 없다. 무작정 걷는다. 오히려 비를 즐기면서......
빗속 산길은 유난히 버섯이 눈에 많이 뛴다.
마치 이들이 잔치를 벌리기라도 하는듯... 생김새와 색깔도 천차만별이다.
우산만한 것이 있는가 하면 아주작은 새끼손가락정도인것... 그리고 흰색에서 노랑,빨강, 파랑 없는것(?) 빼고는 다 있다.
장군봉정상에서 사진만 찍고 급히 초원(장군평원)으로 내려오는데...
그토록 심술부리던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신기하게 비가 멈춘다.
지금까지 주능선을 덮고있는 비구름이 하나씩 걷히고 더넓은 장군평원의 모습이 서서히 들어낸다.
싱그러운 초록풀밭의 평원에 억새풀이 하나둘 익어가는것이 가을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평원 너머 고당봉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듯한 먹구름이 머리를 감싸고 있다.
720봉 갈림길에서 오늘쪽으로 향하면 금정산의 주봉인 고당봉으로 해서 종주능선이 이어지고
남쪽 능선자락으로 곧장 내려서면 계명봉과 범어사로 이어진다.
하산길은... 비로인해 많이 미끄럽다.
한걸음 옮길때 마다 신발밑장에 달라붙는 진흙이 하산길을 더욱더 어렵게 한다.
한참을 내려서면 계명봉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비로인해 시간이 많이 지나 계명봉은 다음을 기약하고 곧장 범어사로 내려선다.
청련암...
범어사를 그토록 많이 다녔어도 청련암이 있는줄은 몰랐다.
거대한 불상들이 마치 전시를 하는듯하다.
중앙계단위로는 지장보살(?)처럼 보이는 불상밑에 많은 보살님들이 예불을 올리고 있다.
범어사(15:30)∼범어사버스정류소(15:40)~범어사역(16:00)~명륜역(16:10)
청련암을 뒤로하고...
경내를 빠져나오는데 물기를 머금고 있는 꽃들이 청초함 한껏 발하고 있다.
입구에 주차되어있는 버스에 몸을 싣고나니 또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지더니,
이내 굵은 빗방울이 차창을 때리며 쏟아진다.
아마... 이 비가 내리고나면 올해 한더위도 저만치 물러나고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오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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