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종주(1-2구간) 그 첫번째 이야기
- 일 자 : 2005. 6월16일~17일(1박2일)
- 날 씨 : 맑음.. 무더운날씨
- 인 원 : 저니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첫날 : (08:10)
석남터널-가지산정상-아랫재-운문산정상-상운암-석골사
▷둘째날 : (09:10분)
배내고개-능동산-샘물상회-사자봉-수미봉-고사리분교-죽전마을
[총산행시간 17시간20분 사진촬영시간포함]
:::::산행에 앞서::::: 몇해동안 지리산, 덕유산... 국립공원 여름종주를 다녔는데 올해는 가까운 영남알프스를 찾기로했다. 국제신문의 태극종주와 7봉연속종주등... 많은 산행기를 읽어며 나에게 맞은 계획을 세웠다. 먼저 4구간으로 나누어서 1박2일 코스로 두번 산행하기로 했다. 우선 가지산-운문산을 하나로 묶고 이튿날은 능동산을 시작으로 재약산의 사자봉과 수미봉을 연계해서 산행하기로 했다.. |
부산출발(06:00)∼서울산IC(07:10)~석남사(07:40)~석남터널(08:00)
첫날.. 그런 설레임때문인지 지난밤 꼬박 밤을 새웠다.
양산휴게소에 들려 아침식사를 하고 석남터널에 도착하니 8시정각이다.
이번산행은 무엇보다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산행을 할려고 한다.
무엇에 쫓기는 산행보다 널널한 여유로움속에 보고싶은것, 느끼고 싶은것들을 마음껏 즐길수있는 그런 산행을 하고싶다.
산행시작(08:00)∼중봉(09:00)~가자산정상(09:40)~호박소갈림길(10:40)~아랫재(11:20)
1-4구간 대장정의 첫 발걸음이다.
우거진 숲에서 나온 맑은 공기가 어우러져 발걸음이 가볍다.
석남사 갈림길을 지나 중봉에 올라 숨을 고르른데 눈앞에 길게 펼쳐진 주능선이 하늘금과 어울어져 한껏 멋을 뽐내고 있다.
가지산 정상...
영남알프스의 맏형답게 1000m가 넘는 준봉들이 모조리 발아래 머리를 조아린다.
쌀바위와 북릉의 거대한 바위가 호위를 하고 지리산 반야봉을 가장 많이 닮은 운문산이 멀리서 손짓을한다.
가지산에서 아랫재가는 길은 그야말로 아름다운 능선길이다.
곳곳에 있는 바위전망대가 시원한 조망을 선사하고 짙은숲길은 따까운 햇살로 부터 보호해준다.
주능선 맞은편에는 얼음골이 자리잡고 그 위쪽으로는 사자봉이 우뚝솟아 있다.
제일관광농원 갈림길.. 이 길은 영남알프스이 아우격인 백운산 갈림길이다.
코끼리바위와 중앙벽등.. 암릉이 아름다운 자그마한 산이다.
여기서부터 아랫재까지 줄곳 내림막인데...
전면에 딱 버티고있는 운문산을 또 올라갈 생각을 하니 지금껏 넣은 적금을 다까먹는기분이다....ㅎㅎㅎ
한참을 내려갔을까?... 넓은 안부가 닿는데 이곳이 아랫재다.
여기는 남명리와 운문사로 내려갈수있는 중요한 요점지이다.
종주를 하는 분들이 나무그늘밑에서 점심을 먹고 쉬어가는 모습이다. 운문사쪽으로 약간 내려가면 작은 샘터가 있다.
아랫재출발(11:40)∼운문산정상(13:10)~상운암(13:40)~석골사(16:10)~석남터널(18:20)
물을 보충하고 운문산으로 오르는데
주인장이 없는 아랫재 대피소에 뭔가 적혀있어 가까이가서 읽어보니...
아랫재대피소를 인수할분을 찾는다고 적혀있다. 글쎄..
여기도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지는 것일까? 하기야 "부동산 불패" 신화가 있는 울 나라가 아닌가?....ㅋㅋㅋ
운문산은 아랫재를 거쳐 오르는 길이 석골사쪽보다 거리는 다소 멀지만 조망은 끝내준다.
8부능선쯤 도착하면 거대한 바위전망대가 있는데... 여기서 보는 조망은 그야말로 일망무제다.
정상은... 산을 꼭 빼닮은 두아름은 될듯한 둥그스름한 정상석이 의연히 자리잡고 있다.
운문산 정상 도착시간이 30분 정도 빠른 페이스라 억산까지 가고싶다는 욕심이 앞선다.
그렇치만 한번 다친적이 있는 무릎때문에 가급적이면 무리한 산행을 피하는것이 좋을것 같아
상운암 갈림길에서 하산을 하기로 했다. 억산의 아쉬움은 다음 육화산과 구만산을 연계해서 산행하면 좋을듯 싶다.
상운암계곡은 생각보다 깊어 하산길이 꽤 지겹다. 더구나 너덜길이 많아 쉽지않은 길이다.
정구지바위를 지나면 딱풍재와 억산쪽으로 올라가는 이정표가 하나둘 보인다.
석골사옆에는 석골폭포가 있는데 쏟아지는 물줄기가 시원스럽다.
석골사에서 버스타는 정류소까지는 포장도로를 20여분 걸어가야하는데 발의 피로가 느껴지는 시간이다.
마을옆 작은개울가에는 시골어린이들이 물장난을 치며 놀고있다.
나도 어릴적에는 저렇게 컸었는데 하는 옛생각이 잠시난다.
이제 조금씩 알맹이가 여물기 시작하는 얼음골 사과밭을 지나
정류소에 도착해서 10여분 정도 기다리니 석남사행버스가 도착한다.
얼음골을 경유, 기사님이 친절하게도 석남사터널 바로앞에 차를 세워준다.
주차되어있던 차량으로 민박집으로 출발... 첫날의 산행을 마무리했다.
더위에 지친 몸을 잠시 쉬고 난뒤 ...
민박집에서 해주는 저녁밥을 먹고 어둠이 깔리는 배내골을 둘러보니...
도로공사로 한창이지만.. 그래도 밤이면 개구리울음소리가 생생히 들리는 아직은 외진곳이다.
가벼운 산책을 하고 민박집 평상에 잠시 누워있는데
앰프에서 내가 좋아하는 김광석의 " 서른즈음에"라는 노래가 흘려나온다.
정말 김광석의 노랫말처럼 그렇게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또 하루가 멀어져가지만..
작기만한 내 기억속에 "2005년 여름 영남알프스" 산행은 소중한 기억으로 오래 남을것이다......^^*
배내고개(10:00)∼능동산(10:30)~쇠점골약수터(10:30)~샘물상회(12:00)
하루를 쉬어서 그런지 몸이 가볍다...
걱정했던 무릎도 괜찮은것 같고.. 오늘은 어제보다 날씨가 더 무더운것 같다.
반바지에 반팔을 입고 민박집을 출발 배내고개에서 차를 주차시켰다.
주말이면 만원인 이곳은 평일이라.. 텅~ 비여있다. 주차장 끝에 능동산을 오르는 계단이 보인다.
20여분을 오르자 갈림길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곳이 석남터널가는길과 능동산 정상가는 삼거리이다.
이곳에서 바라본 석남고개는 꽤 멀게 보인다. 석남고개에서 이곳까지 가깝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먼것 같다.
몇년전에는 나무였던 정상석이 대리석으로 깔끔하게 새로 세워져있다.
이곳 능동산은 조망도 없고 영남알프스의 다른 봉우리에 비해 대우를 받지는 못하지만
운문산에서 산행을 시작, 사자봉을 거쳐 영축-신불-간월산까지 7개봉 종주하는 산꾼들에게는 중요한 요충지 같은곳이다.
임도 닿기전에 시원스럽게 물줄기가 쏟아져 나오는데 이곳이 쇠점골 약수터이다.
수량이 풍부해서 잠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제부터 샘물상회까지 지루한 임도길을 원없이(?) 걸어야하는데 마음 단디 먹어야할것 같다.
완만한 경사의 임도길은 땡볕을 가려줄 만한
수림이 전혀 없어 따가운 햇살이 여과장치 없이 바늘처럼 그냥 무차별 찌른다.
유월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삼십도를 웃도는 날씨는 장난이 아니다.
지루한 임도길은 알프스랜드 간판을 지나 샘물상회에 가서야 끝이난다.
평일이라 오가는 산님도 없어 그늘 밑에 누워 낮잠을 즐기는 큰개가 주인을 대신해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 샘물상회는 산장처럼 내부에는 3~5명이 잠을 잘수있도록 잘 만들어져있다
가을쯤 영남7봉 종주할기회가 있어면 이곳에서 하룻밤 지내는것도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샘물상회출발(12:20)∼사자봉(13:00)~수미봉(14:10)~고사리분교(15:00)~죽전마을(17:10)
샘물상회를 지나면 숲길이 이어지는데 금방 갈것 같은 사자봉이 꽤 멀게 느껴진다.
얼음골 갈림길을 지나면 우측에 전망좋은 바위가 나타난다.
맞은편쪽에는 어제 걸었던 가지산-운문산의 시원스런 능선과
그 밑으로 석남고개까지 꼬불꼬불 이어진 24번국도 위를 힘겹게 올라가는 차량들이 모습도 보인다.
드디어... 사자봉정상. 이곳 사자봉에는 천황산이라는 커다한 정상석이 서있는데 분명 잘못된 명칭이다.
“백두대간 우리 땅 이름 찾자”는 노력으로
일제잔재를 하나씩 지우고 있는데 버젓이 엉터리 정상석을 세운것은 무엇 이유에서인지?
사자봉도 수미봉과 더불어 재약산의 형제봉으로 보면 "재약산 사자봉"으로 불러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자봉에서 수미봉까지는 한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지만 이미 길고긴 임도에서 지친탓인지 억쑤로 멀게보인다.
더군다나 사자재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야하니.. 더 멀게느껴지는것은 당연한것이겠지..
사자재로 내려가는길은 여기저기 세워놓은 바위들이 재미를 선사한다.
사자재는 몇년전만해도 영남부근에서는 최고의 억새명소였는데
자연생태계변화로 인해 잡풀이 무성히 자라 이제는 빛바랜 추억으로 생각해야할것 같다.
이곳 털보산장에서 점심(라면)을 먹기로 계획했었는데
아이꼬... 이일을 우짜노~~ 오는날이 장날이라꼬.. 문을닫아버렸네...
큰일이다. 앞으로 갈길이 먼데 남은것이라고는 아침에 먹다 남은 빵 몇조각과 물밖에는.....ㅠㅠㅠ
수미봉오름길에 잠시 쉬면서 마지막남은 빵을 먹고 힘을내어 오르는데
거뭇한 날파리들이 눈앞에 왔다갔다하는것이 여간성가시지 않다.
수미봉 정상부근은 미끈한 사자봉과는 달리 암릉구간이다.
몇년전만해도 이곳정상에는 수미봉이라는 아주 키작은 정상석이 있었는데
이곳에도 "재약산"이라는 큼직한 정상석이 서있다.
아마... 재약산의 형제봉인 사자봉과 수미봉을 분리해서
큰봉우리인 사자봉을 천황산으로 작은봉우리인 수미봉을 재약산으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한참을 내려서면 넓은공터와 만나는데 이곳이 하늘아래 첫학교였던 고사리분교가 있던 자리이다.
이제 넓은터에는 이름모를 야생화가 지천에 피어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귀기울어보니 어디에선가 천진한 아이들이 뛰노는 고사리같은 들리는듯 하다.
해발 1100m위 드넓은 고원에서 티없이 자랐던 어린이들의 생활은 지상의 천국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 밀양시에서 고사리분교를 복원키로 했다는 반가운 소리가 들린다.
큰 바위가 있는곳에서 배내죽전마을로 가는길은 초행이라 많이 신경이쓰인다.
준비해온 지도를 보며 파헤쳐놓은 임도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그 흔한 리플도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꽤 걸은것 같은데 계속이어지는 임도길은 끝이없다. 지도상으로는 벌써 죽전고개로 올라가는 갈림길이 나와야하는데....
할수없이 다시 되돌아가는 수밖에... 이대로 계속가다가는 주암계곡으로 빠지는 길이 나올것 같다.
다시 한참을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가 왼편으로 산행로를 잡고 걸음을 재촉하니 사자평으로 진입하는길이 비로소 열린다.
이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적어서인지 잡목숲이 무성해서
길을 잃어버리면 100만평이 넘는 사자평에 미아가 될수있는 조심스런 길이다.
특히 야간산행을 준비중인분들은 꼭 사전 답사가 필요한 구간인것 같다.
사자평을 가로질러 죽전고개로 올라가는 비탈길에 붙자 비로소 "근교산행 국제신문" 리플이 달려있다.
부산근교에 많은 산행로를 안내하는 근교산행팀에서는 중요한 갈림길에는 꼭 리플을 달아주었어면 한다.
죽전고개에 도착... 걸어온길을 뒤돌아보니 감회가 새롭다.
산을 좋아하는 많은사람들이 이기분에 산을 오르는것이 아닐까?
배내골 죽전마을까지는 한참을 내려가야하지만 이제는 힘들다는 생각보다 아쉬움이 하나하나 찾아오는 시간이다.
1박2일간 유월의 영남알프스...
그곳에 내가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였다.
이제 남은 3-4구간을 올해안으로 오를수있었어면 하는 작은 바램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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