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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연대봉)단비내리는 숲속길을 끝없이 걸어며

by 인생은저니처럼 2004. 6. 17.

 

 

단비내리는 숲속길을 끝없이 걸어며... 연대봉산행기

- 일 자 : 2004.6월 17일(목요일)
- 날 씨 : 흐리고 비
- 인 원 : 저니와 두메산골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천성선착장∼경방초소∼물개바위∼정상∼소양보육원∼선창마을선착장
[산행시간 3시간45분 식사/사진촬영시간포함]


 :::::산행에 앞서:::::
호젖하게 주중을 이용해서 두메가족과 정말 오랜만에 나섰다.
며칠전부터 일기예보는 오늘 비소식을 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남부지방은 많게는 40-60mm정도라 해서 산행을 망설이다 모처럼의 산행이라 가기로 했다.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여름에는 우중산행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천성선착장(11:42)∼산행시작(11:45)∼경방초소(12:10)∼초원지대(12:20)



보고싶다...
몇달동안 울 두메가족들과 산행을 하지못하다 보니 늘 마음속으로 미안한 마음이였는데..
정말 오랜만에 함께하는 산행이라 보고싶다는 맘 뿐이다.

용원선착장 가는길에 강서에 들러 오랜만에 보는 동료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유리와 합류하여 배시간에 맞춰 5분거리에 있는 선착장으로 출발하였다
넓직한 무료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하늘을 보니 잔뜩 찌푸린것이 곧 비님이 올듯하다

 

 

 


주중이고 비가온다는 예보때문인지 등산객들은 우리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목적지인 천성항까지는 한시간간격으로 운행하며 뱃삯은2,200냥이란다.
바람에 실려오는 바닷내음이 그동안 도심의 찌든 마음을 한쪽 저칸으로 멀치감치 밀어내고있다.




초원지대(12:20)∼물개바위(12:47)∼낙타등바위(13:06)∼연대봉정상(13:10)



부산에 있지만.. 아직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가덕도...
장항을 거쳐 천성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면서 보니 제법 덩치가 크다.
앞으로 거가대교가 생기고 신항이 들어서면 엄청난 발전이 예상되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이렇게 배를 타고 들어간다는것은 하나의 빛바랜추억으로 기억될것이다.

 

 




옆에있는 복가이버 썬글라스를 잠시 썼더니.... 글쎄 나보고 치토스와 넘 닮았다고 한다..
치토스는 TV광고에서 자주 보던 녀석인데... 정말인가?
대원들 대부분이 공감을 하는것을 보면 닮긴 닮았는 모양인데...ㅎㅎㅎ
웃고 즐기는 사이 벌써 천성항에 도착했나 보다.

 

 



천성마을에 도착...
산행출발에 앞서 대원들에게 비가 오는것을 알고 왔으니까
비가내려도 귀찮다고 생각하지말고 벗삼아 걷자고 당부를 한다.
선착장에서 오른쪽으로 틀어 파출소와 남중마을 석비를 지나 산행로를 잡으니 마을뒷편으로 자그마한 산행길이 열린다.

 

 



적당한 산행길을 20여분 올라서니 임도와 만나는지점에 닿고, 경방초소와 연대봉 안내도가 보인다.
아마.. 봄철 산불예방기간에는 여기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모양이다.
여기서부터 넓직한 산행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조금씩 조망도 열리고 곧이어 제법 넓은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초원지대를 지나면서부터 그동안 간간히 내리던 비가 약간씩 굵어진다.
나무들이 우산이 되어주는 촉촉한 느낌의 산행길이 이어진다
산숲길에 비를 머금고있는 야생화와 눈높이를 맞추며 접사촬영하는 재미도 솔솔있다
저만치 안개에 쌓여있는 낙타등바위와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직전에 물개바위가 있는데 옆에서 보면 정말 똑같다 누가 붙였는지 눈썰미가 대단한것 같다.
오락가락하는 비를 맞으며 낙타등바위에 도착하니
반대편쪽에서 산행을 시작한듯한 산행객들이 이미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있다.

비를 피하기 좋은곳에서 점심을 먹는데...
라면냄새가 정말 직(?)인다. 라면은 두개인데 먹을사람은 일곱명이다.
눈초리가 보니 쉽게 물러설 사람은 아무도 없는듯..
생존하기위해서는 따뜻한 라면국물이라도 먹어야하기에....ㅋㅋㅋ

 

 



점심을 먹고난뒤에 정상에 오르니 정상석과 뒤에 있는 봉수대가 우뚝서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안개땜시 시야가 제로상태다. 섬산행 특유의 일망무제를 꿈꾸었건만...
담에 한번 더 오라는 뜻일까??



정상석을 배경으로 유리와 정화씨가 포즈를 잡고있길래
옆에서 같이 한컷할까 하고 접근(?)을 하고있는데... 옆에서 가만히 쳐다보고있는 허바우도 왈...

어허~~ 참.. 회장님 나이가 들었어면 눈치라도 있어야하는거 아닙미까?
뭐~ 눈치?? 가만있자.. 어~ 정말 그렇쿠만.. 커플이네... 커플이야...




하산시작(13:35)∼어음포곡(14:20)∼소양보육원(14:45)∼천성마을선착장(15:30)



봉수대 뒤로 하산을 하는데,. 빗줄기가 숲에 내려앉는 소리가 참 듣기좋다.
얼마후 왼쪽으로 가파른 경사에 로프가 설치된 곳을 만나는데
오늘같이 비내리는날에는 미끄러워 매우 조심을 해야 할 구간인것 같다.

 

 



20여분후 어음포곡에 닿고..충혼비가 있는 예비군훈련장 막사에서 비를 피하며 잠시 쉬어본다
이제부터 임도길을 걷는데 등산화 밑창에 달라붙는 진흙때문에 여간 성가신것이 아니다.

 

 



이미 옷을 다 젖었고 이제 신발까지 축축한 느낌이다.
2년전에 구입한 고어텍스 등산화가 이젠 필림이 많이 손상이 되었는지
아니면 양말쪽에서 비가 들어갔는지 잔뜩 물먹은 등산화의 무게가 느껴진다.

 

 



어느정도 시간을 흘렸을까?
흙길의 임도가 콘크리트의 포장도로로 바뀌고 아늑하게 산속에 자리잡은 소양보육원이 보인다.
아랫쪽에 희미하게 천가마을이 보이는것이 이제 다 내려온듯 하다.
천가초등학교는 정말 어릴적 초등학교랑 너무 닮았다.

 

 



여기서부터 선착장이 있는 선창마을까지 마을버스가 운영되는줄도 모르고 30여분을 걸었다.
물이 빠져 갯벌이 되어버린 모습.. 또 계절을 잊고 벌써 핀 코스모스길... 넘 낭만적인 해변길이다.


러브산넷 가족님..
우중산행을 마치고 선착장에 도착 배를 기다리며 따뜻한 커피향을 맡으니 솜털같은 따뜻함을 느끼게하더군요.
창밖으로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가 고즈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적당히 밀려오는 피로에 이런날에는 뒷풀이로 온천욕을 하면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산을 좋아하듯이 비를 좋아하라는 말처럼...
오늘 맞은 비는 도심에서 느끼는 "산성비"가 아닌 섬에서 느낄수있는 "단비"가 아니였나 생각해봅니다.
단비와 함께한 가덕도 연대봉산행..정말 기억에 남는 산행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