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약산)만추의 옥류동천 계곡....
- 일 자 : 2011년 11월 03일(수욜)
- 날 씨 : 흐림...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표충사~흑룡폭포~층층폭포~임도~고사리분교터~표충사
(총산행시간 3시간50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 산행출발에 앞서 ::::: 가을날이면 산은 우리 마음에 그리움이라는 마법을 건다. 마치... 잊혀지지 않은채 새록새록 피어나는 지난시간으로의 여행처럼... 그런 연유로 볼때 오늘 산행지인 재약산은 이런 마음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그리움이 깃든 산이다. 지나간 산행기를 들추어보니... 산행만 여섯번이 넘어 2002년 이후 가장 자주 오른 산이 바로 재약산이다. |
김해출발(10:00)~삼랑진(10:30)~밀양단장면사무소(10:50)~표충사(11:00)
김해를 출발 단장면에 이르자 여린 빗방울들이 톡, 톡, 톡 유리창에 떨어져 내리기 시작한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빗소식이 없었는데.... 어디선가 몰려온 잿빛구름이 가을햇살을 감춰버리고 무표정한 가을날씨를 만들어버렸다.
표충사 경내에 가을이 깊었다.
가을단풍의 화려한 빛은 꺼져버리고 두툼하게 깔리 낙엽들만이 지나가버린 가을의 화려함을 말해준다.
조금 후... 동래 후배들이 도착했다.
지난번 간월산 산행이 힘들어서 산에 오는것이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또 한명의 새로운 멤버까지 데리고 나타난 후배들을 보니 내 걱정이 기우에 불과했음을 이내 알 수 있었다
산행시작(11:20)~흑룡폭포(12:10)~층층폭포(13:10)~고사리분교터(14:00)
표충사는 좌우로 멋진 계곡을 끼고 있다.
왼쪽으로는 사자봉에서 내려오는 "금강동천" 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고사리분교에서 내려오는 "옥류동천"이 있다.
둘다... 아름다운 계곡으로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가 산행재미를 더해준다.
포장길이 끝나는 지점 징검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산길이 열린다.
계곡 작은소에 흘려가지 못하고 머물려 있는 조락...
나뭇잎을 모두 떨어낸채 겨울을 준비하고 길섶 가느다란 나뭇가지... 우리가 가을을 즐기는 사이 자연은 벌써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재약산에는... 올여름 1박2일 전국폭포 특집에 견줄만한 폭포가 3개 있다.
금강폭포, 흑룡폭포, 층층폭포...... 금강폭포는 "금강동천"에 있어 오늘 볼 수 없고 흑룡폭포와 층층폭포는 만날 수 있다.
표충사를 출발...
한시간 정도 계곡길을 걷다가... 왼쪽 급한 경사면을 치고 오르다 보면 오늘 첫번째 폭포를 만난다.
10m가 훌쩍 넘는 높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보기에도 시원스러운 "흑룡폭포" 다.
그렇치만... 흑룡폭포는 사람이 근접할수 없는 위치에 있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것에 만족을 해야한다.
이제는 층층폭포... 말 그대로 1층, 2층으로 되어 있는 폭포다.
출렁다리 조금 못미치는 곳 우측 사면을 따라 내려가면 1층 폭포를 볼 수 있는데.... 발아래 먼저 도착한 복가이버가 까마득히 보인다.
2층폭포는 산행길 바로 옆... 출렁다리 앞에 있어 쉽게 볼 수 있다.
무더운 여름산행... 하단부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를 맞고 서 있으면 얼마나 시원한지.... 그 기분은 직접 해본 사람 만 알 수 있다....ㅎㅎㅎ
층층폭포를 뒤로한채... 마지막 힘을 내어 오르다보면 작전도로에 닿는다.
이 도로는 표충사 입구에서 시작해서... 주암계곡을 지나 배내고개까지 이어져있어 MTB 라이딩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재약산 1.8.km 이정표...
그리고 보니 재약산이 지리산 천왕봉 오르는 거리만큼 된다.
최단코스인 중산리매표소에서 천왕봉까지 5.4km정도니까... 얼쭈 같은 거리이다.
재약산을 올라본 사람들은 알지만... 고사리분교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거리가 그리 녹녹하지 않다.
작은계곡옆 늦은점심...
우중충한 날씨, 가끔씩 내리는 작은 빗줄기.... 이런날 산에서 먹는 라면은 아주 특별한 맛이 있다.
하산시작(14:00)~전망대(14:45)~표충사(15:10)~주차장(15:30)
라면국물로 속을 따뜻하게 녹이고 서둘러 하산길을 잡는다.
고사리분교터에서 곧바로 표충사로 내려가는 길... 물기젖은 나뭇잎들이 나직히 속삭이는 고즈늑한 산길이다.
어느정도 산을 내려서면... 늦가을을 만끽할수 있는 아름다운 숲이 기다린다.
큰 나무를 휘감고 있는 작은가지에 핀 노란 이파리... 그리고 표충사입구까지 이어지는 산죽의 열병....
그 아래 황갈색 융단처럼 두텁게 깔린 낙엽.....
그림같은 가을길... 조용히 사라져가는 늦가을 정취속에.... 또 한해가 텅 빈 울림을 남기며 지나가는것을 잠시나마 붙잡아본다.
산행의 끝자락...
약간의 시간여유가 있어 표충사 경내로 들어섰다.
경내에서 가장 화려하고 또 가장 중심이 되는 전각인 대광전이 주불전이다.
근데 유심히 살펴보면 주불전인 대광전이 중앙이 아닌 좌측에 자리잡고 정면엔 명부전과 관음전이 있다.
주법당은 정면 가장 높은곳에 위치하 마련인데... 이런 배치는 일반적인 가람 배치와는 어긋하는 것이다.
아마... 여러차례의 중건과 재건을 거치면서 전각배치가 흐트려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주불전이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있으면 대웅전...비로자나불을 모시면 대광전이라 불리는데...
이곳 표충사 대광전에는 비로나자불이 아닌 석가여래, 아미타여래, 약사여래 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산사에 들어서면 늘 마음이 편안하다.
불자가 아닌데도 마음 한구석 얼타래처럼 얽혀있는것을 하나 하나 풀어준다.
표충사 인근 식당에 들려... 파전, 도토리묵에 간단한 하산주 한잔...
하산주는 산행대장인 복가이버가 샀다. 근속이지만 그래도 승진했다고 축하한다는 회원들의 성화에 못이겨서.....
모든 산행일정을 마치고...
떠나온 집을 향해 먼길을 되돌아 갈 시간... 조용한 산골마을에는 벌써 어둠이 엷게 드리워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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