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또 하나의 추억을 남긴다...
- 일 자 : 2010년 10월 29일(금욜)
- 날 씨 :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홍룡교~홍룡사~화엄벌~원효암~편백나무숲~홍룡교
(총산행시간 4시간30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 산행출발에 앞서 ::::: 10월이 저물어가면서 가을이 한층 익어간다. 설악에 무르고 있던 가을이 이미 속리산을 지나 지리산자락까지 내려올 태세다. 가을은... 단풍의 계절이요... 또한 억새의 계절이다. 지난번 가야만물상에서 단풍을 보았는터라... 이번산행은 억새를 보기위해 화엄벌로 향한다. |
부산출발(09:40)~양산나들목(10:10)~홍룡교(10:30)
가을이라 날씨가 참 맑다...
사계가 뚜렷한 한국의 가을하늘은 산꾼에게 더 없이 좋은 선물이다.
답답한 도심의 잿빛정서를 산을 오르면서.... 맑고 깨끗한 푸른정서로 바꾸기에 가을이 더 할 나위없이 좋은 계절이다.
오늘 산행은 새로운 가족이 참가한다.
이민호 반장... 회장이 직접 나서 삼고초려끝에 우리 러브산넷의 식구가 되었다.
앞으로 우리 산악회에 많은 힘이 되어줄 것이다.
산행들머리인 홍룡교에 도착...
산행준비를 하며 주위를 살펴보니 범종모양새를 한 화장실이 독특하게 눈에 띄다.
산행시작(10:30)~홍룡사(10:50)~화엄벌(12:00)~원효암(13:00)~홍룡교(15:00)
간이매점 옆 작은 계곡을 건너 올라서자 오솔길 같은 예쁜 산길이 나타난다.
들머리에서 약 15분정도 오르다보면.... 우측으로 홍룡사 내려가는 작은 소로가 보인다.
하산은... 원효암에서 편백나무숲으로 내려갈 예정이라... 미리 홍룡사에 들려보기로 한다.
홍룡사...
이 절집의 이름을 풀어보면 "홍"은 무지개 홍이고, "룡"은 젖을 룡이다.
그러니까... 아롱아롱 무지개에 젖은 절집이라는 뜻이다.
그것은 산신각 옆 홍룡폭포에서 쏟아지는 물줄기에 무지개가 보인다는 뜻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것 같다.
홍룡폭포는 가을 갈수기라 앙상한 물줄기로 변했지만...
소에 담긴 파란 가을하늘과 여기저기 뿌려놓은듯한 낙엽이 훌륭한 피사체를 만들어 준다.
철조망.... 그리고 산불....
산은 이렇게 인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조금씩 허물어지고 병들어 간다.
아주 오랜시간을 건너온 나무들이 산불로 인해 또 다시 고통을 이겨내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다.
그런 아픔을 아는지...
헐벗은 나무가지 사이로 맑은 가을햇살이 야원 가지 하나하나를 고루 어루만지며 타고 흐른다.
산길을 오르며... 내내 씁쓸한 맘을 지울수가 없다.
화엄벌의 유래를 보면 재밌다.
옛날 신라시대때 원효대사가 일천명의 승려에게 화엄경을 강설했다는 곳으로
그 일천명의 승려가 성인되었다 해서 산이름을 "천성산"으로 부른다고 한다. 화엄벌의 주봉이 바로 천성산이다.
억새풀...
산정에 자연스레 어우러진 억새풀이 바람에 날리며 꽃가루 처럼 엷은 금빛 햇살이 샤륵샤륵 빛난다.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더 넓은 억새밭을 걸으며 짙은 그리움이 다가오는걸 느낀다.
이 짙은 그리움의 정체는 무엇일까?
문득... 꼭 이런 느낌이 들었을때가 있었던 듯 기억의 저편이 아른다른 거린다.
억새밭을 가로질러 정상으로 향한다.
천성산은 군부대가 정상에 자리잡고 있어
항상 정상 둘레를 돌아 은수고개에서 원효암길로 우회를 하게 되어있는데....
이번달 말까지 정상을 개방한다는 소식에 오늘은 정상에 오르기 위해 부대쪽으로 향한다.
그렇치만...
정상부근 철조망때문에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허고문과 수건이만 철조망 밑으로 난 작은 구멍으로 들어가고 나머지 일행은 철조망 둘레를 돌아가는 수 밖에 없을 것같다.
그렇치만... 사람이 다니지 않은 꽤 묵은 길이라 잡목을 헤치면 나가는 길이 개척수준이다.
일행과 겨우 합류하여 원효암에 다다른다.
이곳 원효암은 원효스님이 신라 선덕여왕때 창건한 유서깊은 고찰이다.
대석리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도 하루에 서너번 운행한다.
언제.... 가을이 깊어지는 날 ...호젓함이 그리울질때 조용히 다시 와야겠다.
하산길...
원효암에서 홍룡교로 내려가는 길은 가을의 정취가 흠뻑 어린 호젓한 숲길이다.
이미 떨어져 내린 낙엽은 길섶에 쌓이고... 아직 그리움을 버리지 못한 단풍잎은 애처럽게 달려있다.
어느정도 고도를 낮추면
시원스럽게 뻗은 편백나무숲을 만나는데...
최근 몸에 좋은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분출된다고 한다.
그래서 전국 삼림욕장에 많이 심어져 있는데... 장과 심폐기능을 강화해준다고 한다.
날머리에 도착할즈음...
작은 다리 아래로 내려가 계곡수에 발을 담그고 잠시 사색에 잠겨본다.
소에 머물려있는 나뭇잎은... 오는가 오는가 싶던 가을이 마침내 마음 깊숙히까지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깊어가는 2010년 가을...
천성산 화엄벌에서 또 하나의 가을추억을 남겨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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