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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화왕산배바위)천상의 선율...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풀

by 인생은저니처럼 2010. 9. 15.

 




천상의 선율...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풀

- 일 자 : 2010년 9월 13일(월욜)
- 날 씨 :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청소년 수련원~구현고개~배바위~정상~허준세트장~옥천매표소
  (총산행시간 6시간00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 산행출발에 앞서 :::::
가을의 시작인가?
단순히 9월이라는 숫자만 바뀌은것이 아니라 요며칠 확실히 날씨가 선선해졌다.
그렇다.  모든것이 시작이있어면 끝이 있는 법이다.
그토록 기세등등하던 여름도 이제 가을에게 자리를 비켜주고 서서히 저물어 가는 시간...
바야흐로 등산하기 좋은 계절이 온 것이다. 

 





부산출발(10:00)~영산요금소(11:00)~옥천식당(11:20)







유난히 길었던 2010년 여름...
그만큼 멀게만 느껴졌던 가을이 어느새 다가왔다.
뀌뚜라미 울음소리가 아주 가까이 들릴만큼....
9월정기산행은 오랜만에 화왕산을 찾았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 하면 화왕지맥 구간이다.



산행시작(11:20)~구현고개(13:30)~배바위(14:00)~화왕산정상(14:20)


 

 






지난해 부산일보 산&산팀에 의해 소개되었는데...
기존 자하골매표소(창녕)와 옥천매표소(관룡사)가 아닌 새로운 구간인 셈이다.
들머리는 옥천매표소 직전 옥천식당을 끼고 왼쪽으로 들어서면 된다.
멀리 구룡산자락이 보이고 벼들이 노랗게 익어가는 풍성한 모습이 DSLR 뷰파인더에 잡힌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지만... 아직 한낮 햇살은 따갑다.
학생수련원을 지나 작은 계곡으로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인 산길이 열린다.

30여분후....
계곡이 끝나는 지점부터 된비알이 이어지는데... 한달여만에 하는 산행이라 다리가 묵직하다.
오늘산행에는 늘 변함없는 허고문과.... 호철이.. 그리고 수상구조대 파견 갔다가 복귀하는 수건이 이렇게 네명이다.


 

 

 





화왕지맥 능선에 올라서자...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 웅장한 암릉들이 모습을 들려낸다.
마치.. 설악에 온듯한... 아니 설악을 통째로 이곳에 옮겨놓은듯한 형상이다.
저멀리..... 화왕산 억새밭이 어렴풋이 보인다.


 




입석바위...

지도상에 표시되지 않는 바위인데... 입석바위라고 이름을 지어주었다.

이곳 입석바위뿐만 아니라 능선 곳곳에 치솟은 암릉과 기암이 절경이다.
그 험준한 암봉에 멋스럽게 가지를 뻗어내린 노송들이 한폭의 그림을 그려준다.



 

 





화왕산은... 가을철 억새풀로 알려졌지만...
알고보면 사계절 모두 뚜렷한 테마를 가지고 있다.
봄에는 산성둘레에 피는 진달래가 만연하고,
여름에는 자하골과 신설골 계곡이, 가을에는 억새밭, 겨울에는 품격을 느껴지는 바위 암릉이 그것이다.

멀게만 느껴졌던 배바우가 이제 지척이다.


 

 





화왕산 산정에는 가을이 느껴진다.

솜사탕을 풀어놓은 듯한 파란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은빛 억새풀이 가을바람에 흩날린다.

정말... 한폭의 서정적인 그림이다.
DSLR에 채우고 채워도.... 더 담고 싶은 가을 풍경이다.


 

 





더 넓은 화왕산 평원을 바라보니...
지난해 정월 대보름 억새풀을 태우는 불놀이 행사 도중 인명사고가 난 가슴 아픈 순간이 떠 오른다.
그렇치만 무심하게도... 그 아픔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근데...화왕산이라는 글자를 되새겨 보면 놀라운것을 알수 있다.
화왕산(火旺山)의 이름을 풀어보면  ‘큰 불 뫼’ 이다.
억새풀 태우기는... 화왕산에 불기운이 들어와야 풍년이 들고 재앙이 물러간다는 이야기로 유래되었는데..
불행이도 "재앙을 막기 위한"  행사가 재앙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정상으로 올라가면서 뒤돌아본 산정은 두얼굴 이다.
더 넓은 억새밭이 큰 그릇을 만들고.... 그 너머로는 암릉이 길게 이어진다.

이제 막 머리를 풀기시작한 은빛 억새풀이 곱디 곱다.
천상의 선율....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억새풀 사이로 걷다보면 나도 어느새 억새풀이 된다. 


 





화왕산 정상...
여기만 오면 옛 생각이 난다.

2000년 가을... 그저 산이 좋아서 두메산골(옛. 러브산넷)을 만들고...

첫 산행을 나선곳이 바로 화왕산이다. 그.... 역사적인(?) 자리에 다시 오른것이다.




하산시작(14:30)~허준세트장(15:00)~일야봉산장(15:10)~옥천식당(15:20)


 



 

 





억새밭을 가로질러 동문에 닿자... 허준세트장 이정표가 반겨준다.
여기서부터 임도길을 걸어야 하는데..  20여 분정도면 세트장에 도착한다.
세트장 맞은편에 샘터가 있는데 물맛이 참 좋다.

 

 





하산길....
일야봉산장에 들려 동동주와 두부김치로 하산주를 대신한다.
산장규모도 꽤 크다. 가을철 이곳에서 일박하고 이른새벽 억새밭으로 가면 참 좋을것 같다.

 





하산길은 신설골 계곡과 같이 한다.
토욜까지 비온탓인지 계곡수가 풍부하다.
자칫 지루할뻔한 임도길이 어느새 즐거움으로 변한다.

계곡의 흐르는 물소리는 매표소 앞에 이를 때까지 계속 이어졌다.


 

 

 


두런두런 이야기 하다 걷다보니 어느새 옥천마을이다.
가을들녁이라 넉넉한 시골마을 풍경이 펼쳐진다.
산행동안 잠시 꺼두었던 휴대폰을 켜보니... 어느새 오후5시가 지나고 있다.

차가 주차되어있는 옥천식당으로
가는 길섶에 자리잡은 마을 정자나무가 잠시 앉아 쉬어가라고 산객에게 손짓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