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학심이골 학소대는 어디메쯤?
- 일 자 : 2010년 8월 14일(토욜)
- 날 씨 : 흐림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운문령~귀바위~쌀바위~학심이골~합수점~큰골~사리암주차장
(총산행시간 7시간10분 점심/사진촬영시간 포함)
::::: 산행출발에 앞서 :::::
영남알프스 최고의 비경이라 불리는 학심이골...
작년 이맘때쯤 천문사에서 배넘이재를 넘어 심심이골에서 학심이를 찾는다고 헤메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언제가는 학심이골을 다시 찾아야 겠다는 마음을 늘 두고 있었는데
이번주말에 선미반장님과 마당수애 이렇게 세명이서 번개산행으로 가게되었다.
부산출발(06:00)~서울산요금소(07:00)~사리암주차장(07:35)~운문령(08:00)
새벽녁에 소나기가 한차례 쏟아진다.
6시에 맞춰 출발하는데... 안개때문에 날씨가 잔뜩 흐려있다.
학심이골은 접근하기가 불편하다.
언양에서 청도가는 버스도 자주없는 편이고... 자가용도 들머리와 날머리가 달라서 애매하다.
그래서 생각한것이 아침일찍 출발하여
차량 한대는 사리암주차장에 세워놓고 또 다른 한대로 운문령으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른아침이라서 그런지...
솔밭을 지나 운문사 경내로 들어서는데 너무 정숙해서 일까? 숨소리조차 조심스럽다.
산행시작(08:00)~귀바위(09:30)~상운산정상(09:50)~쌀바위(10:30)
운문령... 해발 730m로 청도와 밀양과 울주를 경계 짓는 고개다.
여기서 상운산을 거쳐 쌀바위까지는 임도가 뚫려있다. 임도길이 싫다면 군데군데 열려있는 산길로 접어들면된다.
짙은 산안개때문에... 몇미터 앞에 있는 마당수애가 희미하게 보인다.
쉬엄쉬엄... 걷고싶을때 걷고... 쉬고싶을때 쉬다보니..
부처님 귀를 닮은 귀바위를 지나 상운산정상까지 2시간 가까이 걸렸다.
이곳에 서면 조망이 탁월해서 영남알프스 산군들을
한눈에 가늠해볼 수 있는데 오늘은 짙은 산안개때문에 아쉽게도 그 희망은 접어야할것 같다.
오늘산행의 볼거리는 두가지다.
영남알프스 산너울을 바라보는 재미가 첫번째요, 학심이골의 비경이 그 두번째다.
근데... 첫번째 꿈이 산안개에 묻혀버린 셈이다.....ㅠㅠ
운문, 상운 이름이 유래하듯 운문령~상운산은 안개와 운해를 빼놓을수 없다.
산행을 하다보면... 운이 좋은날 마루금을 넘나드는 운해를 볼수 있는데...
언제나 볼수 있는것은 아니고... 비가내린 다음날 햇볕이 쨍쨍해야 가능하다.
오늘은 운해는 볼수 없지만...
숲속을 감싸고 있는 안개가 환상적 분위기에 빠져 신비감마져 들게 한다.
마치.. 영화의 한 컷처럼... 다가온다.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
조망이 트이며 큰바위가 시선을 가로 막는데... 바로 쌀바위이다.
옛날 이곳 바위밑에 쌀이 나왔다고 전해져오는데...
최근 나무데크가 설치되어있어 영남알프스 비박을 즐기는 산꾼들이 자주 애용하는곳이다.
언젠가... 산정에 하루 머물며 허울없이 산속에 몸을 뉘어보는것도 좋을련만.....^^
학심이골 하산(11:00)~표지판04지점(12:05)~표지판03지점(12:45)~합수점(13:40)~사리암주차장(03:10)
여기가 학심이골로 내려서는곳이다.
옛날에는 자그마한 돌탑이 있었던것으로 기억되는데... 누군가 치운 모양이다.
유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칠수가 있다. 이정표를 하나 세워놓으면 좋을듯 싶다.
길 흔적이 옅은 너덜길은 산행내내 긴장감을 준다.
비오고 습한날씨라 더욱 더 발디딤에 신경을 써서 아주 조심스럽게 내려서야 한다.
계곡으로 내려갈수록... 물소리가 우렁차다.
엄청난 수량이 곤두박질하며 소를 만들고
그 쪽빛 계곡수가 연출하는 아름다운 원시비경에 감타사가 절로 나온다.
폭포를 앞에두고 두근거리는 심장만큼이나 셔터 누르는 손놀림이 긴박하다.
그래서일까?
사진촬영에 몰입하다보니... 동료들과 길이 엇갈렸다.
폭포로 내려간 사이 일행이 당연히 앞으로 갔을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내 판단이 틀린것이다.
그것도 모르고...
불안감이 앞서 동료를 찾는다고 여기저기 헤메다보니... 고새 기운이 속 빠져버렸다.
연유가 어찌되었던... 산행을 책임져야할 내가 판단을 잘못하여... 동료들한테 미안한 맘 뿐이다.
계곡 전망대에서 맘을 진정시키고...
별 생각없이 부산일보 리본이 달려있는 급사면쪽으로 내려선다.
계곡에 닿자... 가지산3번 제1폭포 표지판이 서 있다.
산행지도를 꺼내 학소대2폭포쪽으로 방향을 잡아보려 하지만... 길이 보이질 않는다.
아마... 전망대에서 길을 잘못 잡은것 같다.
무리하게 길을 개척하여 올라가면 될것 같은데.... 기운이 빠져서 그런지 도무지 힘이 나질 않는다.
지난해 이어 두번째 도전이였지만 이번에도 학소대를 찾지 못했다.
산길내내 학소대에 대한 어떤 안내 리본도 없기에 정확한 자료가 없이는 거의 찾기가 어렵다고 봐야할것 같다.
천혜의 비경을 감춰두고 선뜻 내놓치 않은 학소대... 오늘은 지척에 두고 또 발길을 돌린다.
학심이와 심심이가 만나는 합수점에 와서야 겨우 점심을 준비한다.
계곡 좋은자리를 찾다보니 합수점까지 내려온것 같다. 그래서 인지 점심이 꽤 늦었다.
새벽일찍 서두른다고 아침식사도 제대로 못했을텐.... 동료들한테 또 한번 미안한 맘이다.
전날저녁 마당수애가 급조한 냄비에 라면을 끊이고..
선미반장님이 사온 주먹밥에 참치를 얹어 먹는 이 맛은.... 학심이골에 놀던 학이 입맛을 다실 정도다...ㅎㅎ
점심준비하는 동안 잠시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담구고 산행에 지친 몸을 달래본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해지는 그 청량감... 그야말로 신선이 따로 없네....
지난해 여름...
간월재 산행때 선미반장님 배낭에 달아주은 러브산넷 뺏지가 눈에 들어온다.
합수점을 지나면 이제부터는 큰골이다.
학심이골의 물줄기와 심심이골이 합쳐서 큰골을 이룬것이다.
여기서 사리암 주차장까지는 20분 정도 걸리는 호젓한 오솔길이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휴대폰을 켜보니 시간이 벌써 오후 3시를 가르친다.
8시에 운문령을 출발하였으니까.. 여기까지 오는데 7시간이 걸린셈이다.
주말.. 잠시 짬을내서 산행한다는것이
깊은 학심이골의 계곡처럼 길고도 긴 산행이 되었다.
오늘 산행은... 꽤 힘들었지만 2010년 여름추억으로 오래도록 각인될것이다.
그리고.. 두번이나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학소대는... 멀지않은 시간내 꼭 다시 올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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