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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가야산)해인사에서 가을을 떠나보내며....

by 인생은저니처럼 2003. 11. 16.

 




해인사에서 가을을 떠나보내며..... 가야산산행기

- 일   자 : 2003.11월 16일(일요일)
- 날      씨 : 파란하늘..가을날씨
- 인      원 : 산정님82분
- 배경음악 : "윤도현" 「사랑TWO」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백운지구∼서성재∼칠불봉∼상왕봉∼마애불상∼해인사∼치인리주차장
[산행시간 6시간00분 식사/사진촬영시간포함]




시민회관(08:00)∼해인사T/G(10:22)∼백운지구주차장(10:50)



올가을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단풍이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겨울준비를 하는 시간.
추워지는 날씨에 자꾸만 몸을 움추리고, 어쩌면 산을 찾는 발걸음이 조금은 망설여지는 시기일것 같은데..
이번 가야산은 금요일 오후쯤에 전좌석 예약되었다고 한다.

15분정도 일찍 요청하는 집행부의 알림에 맞추어 30분전쯤에 시민회관에 도착하니
저만치 1호차, 2호차가 나란히 주차되어있는 산정차량이 보인다.
그앞에 늘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는 대장님도 보이시고..주위에는 낮익은 산정님들 몇분도 반갑게 맞이해준다.

 

 

 

 

 


출발시간을 기다리며 딸기님과 커피한잔을 마시며 시민회관을 한바퀴 둘러보니
단풍이 절정을 이룰때보다 산을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산악회에서 한차량을 채우기가 힘든모양이다.

오늘 이렇게 2대의 차량에 많은산정님들이 오신것은 지금껏 쌓아온 산정의 이미지일것이다.
진정한 가이드산악회를 위해 "봉사"와 "조연"을 마다 하지않는 많은 산정님들과
조금은 억척스러울만큼 한길을 걸어온 대장님의 결실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산행시작(10:50)∼서성재(14:50)∼칠불봉(13:10)∼상왕봉(13:30)


 

 


 

 


한달만에 뵙는 박사님.영한님.오차장님.토비님
그리고 많은 산정님들과 이야기꽃을 피우다 보니 벌써 해인사T/G를 지나 국도로 접어들었다.
왼편으로 매화산자락이 잡힐쯤 차는 오른쪽을 방향을 틀어
산행기점이 되는 수륜면 백운지구쪽으로 꼬불꼬불한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이쪽은 소나무를 비롯한 사철나무가 많은탓인지 아직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있다.  

백운동주차장에 도착 하늘을 쳐다보니 파란색이다.
가야산의 암릉과 파란색의 늦가을하늘이 반겨준다.
주차장맞은편에는 요산요수(樂山樂水)라는 큰 간판이 보이는데
아마...'지자요수 인자요산(智者樂水 仁者樂山)'이라는 말의 준말인듯 보인다.
산행전 대장님의 간략한 산행설명을 듣고
"반갑습니다" 라는 말로 인사를 하고 따뜻한 늦가을 햇살을 안고 옮기는 발걸음이 가볍다.  


 

 


☞  파란하늘과 어울려서 조화를 이룬 가야산암릉


백운지구 매표소를 지나면서부터 산행길이 열리는데
산행로는 국립공원올적 마다 느끼는것이지만 무척 잘 정돈되어있다.
너무 자연미가 없다는거이 흠이지만..산길은 단풍이 다 떨어진 앙상한 나무가지에서 가을이 가는 소리가 들린다.
애처롭게 힘없이 매달려있는 색바랜 몇개의 나뭇잎뿐.... 백운교를 지나자 벌써 땀이 난다.
바람이 많이 분다는 일기예보를 듣고 겨울복장을 하고왔더니 벌써 이마에는 땀이 송긋송긋 솟아난다.

 

 

 

 

 

 

 


오늘은 여느산행과 달리 서두른다.
산행후에 해인사에 들려 백팔배를 올리기로 하였으니 늦을것 같아서..
그런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벌써 가야산은 꾸짖는다.
서둘지 마라.. 끝이아니거늘..
그렇다.. 자신도 모르게 서두르는것이 습관화된 현대인들에게는 마음의 여유가 부족한 탓...
그래서 이렇게 산을 찾는것이 아닌가요?


서성재(백운매표소3.1km←서성재(해발1,020m)→상왕봉1.2km/칠불봉1.0km)에서
두번째 휴식을 가지며 잠시 땀을 훔쳐본다.
너덜지대와 산죽길을 번갈아 올라서자
나뭇잎 거의 떨어진 나무들사이로 하늘이 조금씩 열리더니 가파른 철계단이 기다린다.
좁은철계단은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로 발디딜틈도 없다.



 

 


☞ 서성재에서 부터 시작되는 철계단은 끝이 없이 이어지고..


철계단을 올라서자 반대편에 또 다른 철계단이 이어져있는것이
꼭 영각사에서 남덕유정상에 오르는길과 흡사하게 느껴진다.
몇개의 철계단을 넘어서자 드디어 주능선이 만난는 삼거리갈림길이 보인다.

많은사람들로 붐비는 갈림길에 도착하자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준비해온 원드자켓을 꺼내입고 오른쪽에있는 칠불봉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백운매표소4.1km←이정표/해발 1,380m→상왕봉0.2km)



 

 


☞ 칠불봉정상의 미녀삼총사. 막내 쭈~의 포즈가 참 귀엽다..


이곳 칠불봉은 가야산정상으로 되어있는 상왕봉보다 3m 더 높은 1433m이다.
그래서 한때 성주군에서는 가야산정상은 칠불봉으로 하자고 한적이 있다는데
아직도 합천군 상왕봉이 정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아마.. 해인사를 품고있는 덕을 톡톡히 보고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능선 삼거리로 다시 되돌아와서 상왕봉으로 가는데,
햇볕이 들지않는 응달에는 서리가 얼어있어 이미 산정상에는 겨울이 왔을을 알려준다.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져있는 상왕봉은 가야산 우두봉이라고 적혀있다.




 


☞  가야산정상...상왕봉에서 산정님들과 함께..


정상석을 배경으로 다함께 기념한장 남기는데 무려 몇장을 찍는다.
사진을 찍고나면 한사람.. 또 한사람 나타나는것이..
다 모이면은 앞으로 다른분들이 지나가고.. 이렇게해서 마지막으로 포즈를 다들 멋지게 잡았는데.. 글쎄 이번에는......

영한님 왈 : 어이~ 참.. 이제는 디카밧데리가 없네...배고픈데 그냥 내려갑시다! ㅎㅎㅎ

 

 

 

 

 


산정님들이 다 내려가고 난뒤 정상을 한바퀴 둘러보니 정상은 두개의 커다란 바위로 되어있음을 알수있다.
정상석이있는 반대편에는 바위에 커다란 우물이 있는것이 도락산 신선봉에서 본것하고 비슷하게 보인다.
조망 또한 거침없이 열려있어 덕유산자락도 희미하게 잡히고 매화산은 지척에 있는듯하다.




하산시작(13:35)∼마애불상(14:50)∼해인사(16:00)∼주차장(16:50)



 

 

 

 


정상을 내려와 산정님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데 겨울바람이 쌩쌩부는것이 장난이 아니다.
손이 얼얼해지는것이 이럴때는 후딱먹고 일찌감치 일어서는것이 최고..

하산길은 산죽이 눈길을 끈다.
이것또한 가야산의 특징일것 같다. 메마른 낙엽 쌓인 길을 걸어며 늦가을이 빚어내는 시간속에 잠시 맘을 맡겨본다.
기억을 더듬어보면..국어 교과서였던것 같다.
이효석의 수필 "낙엽을 태우면서에"는 낙엽을 모아 태우면 낙엽냄새가 난다고 하는데...
수북히 쌓인 낙엽산길을 걸어니 굳이 태우지 않아도 짙은 낙엽냄새가 나는것 같다.



 

☞  마애불상

산죽을 끼고 계곡을 왔다갔다 하니 마애불상이정표가 보인다.
여기에서 조그마한 계곡을 건너 왼쪽 산비탈에 설치되어있는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서자
마애불상 이 자애로운 표정으로 자리잡고 있다. 부부로 보이는 두분이 지극정성으로 절을 올리는 모습이 보인다.

유순한 하산길을 40여분 내려와 통나무로 만든 다리를 건너자
지난해까지 산행로였으나 올해부터는 자연휴식년제로 묶여있다는 안내표지판이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  화려한 단층과 풍경의 아름다운 조화


용탑선원내 미륵불을 둘러보고 서둘러 해인사를 찾으니 많은분들로 경내는 북적인다.
그런 이유에서일까? 사찰의 경견함과 조용한 목탁소리는 어디로갔는지 온통 사람소리뿐이다.
요즘 산행을 하면서 푹 빠진 재미중 하나가 산사를 찾는다는것이다.  

출발전 맘속에 약속한것처럼 대웅전에 들려 백팔배를 올리는데 속세에서 지은죄가 많아서 그런지 쉽지만은 않다.
일찍 끝마치고 뒤에서서 마스코트님과 민지님의 절하시는 모습을 보니.
미녀들은 절하는 모습도 예쁜모양이다.
땀으로 젖어 대웅전밖으로 나오자 때마침 불어오는 늦가을바람에 단청끝에 매달려있는 풍경소리가 들리는데 참 편안하다.




치안리주차장(17:00)∼고령T/G(17:47)∼영산휴게소(18:50)∼시민화관(20:25)



 

 


해인사일주문을 나와 조금걷다보면 성철스님의 사리가 모셔셔있는 곳이 있어 올라 가보니 마음이 참 조심스럽다.
자료를 살펴보니 큰스님은 1993년 남루한 가사 한 벌만을 남긴 채 입적한 하셨다고 되어있는데,
백련암에서 기거하다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장경각 옆의 퇴설당에서 입적하였다고 한다..

치인리주차장까지는 포장도로를 걸어서 30여분 걸리는데
기념품 파는 가게들 마다.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로다"는 큰 스님의 말씀을 인용한 기념품이 많이 눈에 보인다.
큰길로 접어들면서부터는 홍류동계곡이 이어지는데 이곳역시 가을을 보내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있는듯 하다.


산정님...
이제 가을은 많은 추억을 남겨준채.. 떠나련가 봅니다.
늘 산행을 마치면.. 아쉬운 느낌이 많았었는데 이번 산행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많은분들이 참여한 가야산산행...그 중에 한사람이였다는것이 무척 행복하게 느껴집니다.
다음주 산행예정인 천관산.. "작지만 정말 아름다운산"입니다. 많은산정님들 잘 다녀오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