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니의 산사야이기
- 산사명 : 청량사
- 위치 : 경북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
- 종파 : 대한불교조계종
- 창건시기 : 신라시대
- 창건자 : 원효대사
응진전 가는길....
자그마한 꽃밭에 들국화를 비롯하여
이름 모를 가을 꽃들이 만개하여 이곳을 찾는 불자님들을 반겨줍니다.
공민왕이 그토록 사랑했던 비운의 왕비 '노국공주'가 기도. 정진 했다는 응진전은
금탑봉 앞의 손바닥만한 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자그마한 암자입니다.
절벽위 꼭대기를 올려다 보면...
바람이 불면 흔들린다는 물방울 모양의 '동풍석'(動風石)이 혼자 달랑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응진전을 지나 모퉁이를 돌면 청량산 최고의 전망대인 어풍대가 나옵니다.
어풍대는 천 길 벼랑으로 철 난간 쪽으로 가까이 가면
청량산 육육봉이 연꽃처럼 펼쳐지고 그 안 꽃술자리에 청량사가 포근히 안겨있습니다.
과연 청량사의 자리는 청량산의 기운이 모이는 기막힌 명당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을 청량사...
산길을 쉬엄쉬엄 올라가면 가을빛이 너무 곱게 내려 앉은 산문으로 들어섭니다.
소리없이 온 가을은 어느새 절정으로 향하고 형형색색 물든 나뭇잎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냅니다.
길에는 시멘트 대신 침목을 깔았고, 정갈한 장독대, 기왓장으로 만든 수로, 아담한 찻집 등의 모습이 정겹습니다
안심당은 청량사가 품은 아늑한 찻집 입니다.
이곳 안심당은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이란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찻집문 앞 뜨락엔... 가을햇살이 내려앉아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쉬어가라 하네요.
정말...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에 잠시 발길을 멈추어 섰습니다.
오층석탑 뒤로 연화봉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연화봉은 청량산 12봉중 하나로 마치 청량사를 지키는 장군처럼 묵묵히 솟아 있습니다.
범종루 밑에는 산사에서나 볼 수있는 여러가지 법전이나 기념풀을 팔고 있는데
가만히 보니 부엉이 모양의 조각을 볼 수 있습니다.
아미... 부엉이처럼 법전을 공부함에 있어 게으름피지 말고 밤새워 공부하라는 뜻일것 같습니다.
청량사 주불전인 유리보전은...
약사여래를 모신 전각이라는 뜻인데,
약사여래는 모든 중생의 병을 치료하고 수명을 연장해주는 의왕으로 신앙되는 부처입니다.
유리보전(琉璃寶殿),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 머물렀다고 하며, 유리보전 헌판은 공민왕 친필이라고 합니다.
가파른 산비탈에 자리잡은 청량사는 축대를 만들어 불전과 석탑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영주 부석사의 아홉단 축대에 비할만큼은 아니지만
이곳 청량사의 주불전인 유리보전까지 올려면 마음속 번잡함은 하나 둘 벗어버리고 와야합니다.
유리보전 앞 절마당엔 오층석탑이 세워져 있는데 이곳에서 가을밤 산사음악회가 열립니다.
안타깝게도 매년 열리던 산사음악회가 올해는 신종인플루엔자 때문에 열리지 않는다고 전합니다.
유리보전앞에는 가지가 세갈래로 뻗은 노송이 한그루 서 있습니다.
<봉화군지>에 따르면 이런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옵니다.
명호면 북곡리 남민이라는 사람의 집에 뿔이 셋 난 송아지가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 송아지는 몇 달 새에 낙타만큼 커져서 힘이 셀 뿐 아니라 매우 사나웠습니다.
청량산 연대사(蓮臺寺) 주지가 그 집에 시주를 부탁해서 송아지를 데려와 짐을 나르게 했는데 송아지는 매우 순하게 일을 했습니다.
덕분에 이런 가파른 산등성이의 대역사를 손십게 치러낼 수 있었습니다.
송아지가 힘을 다했는지 준공을 하루 앞두고 죽자
이를 애석히 여겨 절 앞에 묻어 주었더니 바로 그 자리에서 가지가 셋 난 소나무가 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세뿔 송아지 무덤' 또는 '三角牛塚' 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꽃이 필까 잎이 질까
아무도 모르는 세계의 저쪽
아득한
어느 먼 나라의 눈소식이라도 들릴까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저녁연기 가늘게 피어오르는
청량의 산사에 밤이올까
창호문에 그림자
고요히 어른거릴까
이 시는..
청량사 지현스님의 쓰신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이라는 책에 실려 있는 시입니다.
범종루 아래 앉아 잠시 쉬고 있는데
기다렸다는 듯, 가을바람이 찾아와 처마 밑의 풍경을 건드리고
나뭇잎들은 가을바람에 실려 낙엽비가 되어 우수수 떨어지는 장관을 연출합니다.
산사의 짧은 가을해는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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