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의 숨이살있는 화엄벌에서 시산제를 올리며...
- 일 자 : 2003.01.06(월요일)
- 날 씨 : 맑음
- 인 원 : 5명(저니.강고문.복가이버.쫑아리.유리)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홍룡사∼원효암갈림길∼화엄벌∼원효산∼천성산정상∼ 내원사
[ 전체 약 6시간00분, 식사/사진촬영시간 포함]
:::::산행에 앞서:::::
이번산행은 2003년 계미년새해를 맞아 첫산행이며 시산제를 올리는산행이다.
예로부터 시산제라함은 한해의 무사안전산행을 기원 산신령께 올리는 제이다.
음력1월이되는 2월경에 하는 것이 통례이지만 두메산골은 매년 첫 산행을 하면서 시산제를 지냈다.
작년 영축산에 이어 두번째로 원효의 숨이 살아숨쉬는 명산 원효산정상에서 시산제를 올릴 예정이다
강서경기장(09:50)∼내원사(10:40)∼홍룡사(11:10)∼홍룡폭포(11:15)
매스컴에서는 연일 기록적인 한파가 한반에 몰아쳤다고 하는
오늘 우리두메산골에서는 시산제를 올리기로 예정되어있는 날이다.
많은두메회원님들이 참석하였어면 하는 바램이였지만
오늘참석자는 회장을 포함 5명..오랜만에 산행에 참석하는 강고문님이 눈에 뛴다..
아침일찍 시장에 들러 지난밤에 부탁한
돼지머리와 시루떡을 찾아서 강서경기장에서 강서팀과 합류 내원사로 달렸다.
대동요금소를 지날쯤 오른편으로 고당봉의 시원스런 정상봉우리가 보인다.
내원사매표소 입구에 도착 나머지일행은 잠시 입구에 내리고
차량만 매표소를 통과 10여분을 올라
하산점인 내원사 밑 주차장에 1대를 주차시킨후 다른 차량1대로 내원사입구로 내려왔다.
내원사계곡은 강추위에 얼어붙었고 그위로 황량한 겨울바람만 불어온다.
다시 일행과 합류 산행들머리인 홍룡사가 있는 원효산으로 달렸다.
내원사에서 홍룡사는 차량으로
20여분정도 걸리는 거리로 다시 국도로 양산시쪽으로 내려와야한다.
홍룡사에 도착 산행장비를 점검,
기본적인 볼일을본후 대웅전우측편에 위치한 홍룡폭포로 올라섰다.
그리높지는 않지만 한여름에 그렇게 시원하게 퍼붓던 폭포가 꽁꽁 얼어붙어있는것이 아닌가...
야... 정말 춥기는 춥는 모양이구나...
폭포옆에는 불자들을 위해서 부처님께 합장하는곳이 있는데 불심이 깊은(?)유리와
딱정벌레 한쌍이 무슨 소원인지 진지한 자세로 합장을 하고있다.
지난여름 구만산산행때도
딱정벌레와 유리가 계곡 돌탑을 쌓으면서 기도를 하였는데 아직도 기도할것이 있는지??
홍룡폭포(11:25)-원효암갈림길(12:28)-능선안부(12:45)-화엄벌(13:15∼시산제14:10)
이번산행의 들머니는 폭포에서 내려와
주차장우측편으로 뚜렸이 나와있는데 여기서부터 원효암까지 계속 오름길을 올라야한다.
기온은 낮지만 바람이 불지않은 때문인지 그렇게 걱정할만큼 추위는 아닌 것 같다.
20여분을 올랐을까... 요즘 산행에 잘 보지질 않던 쫑아리님이 숨이 차는 모양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잠시 쉬면서 밀감을 꺼내서 목을 축이는데
지난밤 추위에 얼어서 약간의 살얼음이 씹히는 느낌이다.
휴식을 취한후 다시 가파른길을 올라가는데
얼마후 두갈래 갈림길에 화엄벌방향과 원효암방향의 이정표가 보인다.
원효암과 화엄벌....
둘다 우리가 지나야하는 지점이고
원효암을 가지않고 화엄벌로가는 지름길인줄 알고 화엄벌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이 선택이 시산제후에 천성산으로가는 산행로를 잠시 잃어버리는 결정이였다.
조금씩 하늘이 열리면서 왼편으로 길게 늘어선 화엄벌 능선길이 선명하게 잡힌다.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는 산행로에는 언제내렸던 눈인지 아직 녹지않고 군데군데 쌓여있다.
원효암갈림길에서 화엄벌까지는 30여분을 산허리를 돌아가는길인것 같다.
키가작은 나무군락지를 지나 이제 드디어 화엄벌......
누렇게 색이 변한 억새풀이 지난가을 화려했던 여운을 간직한채 화엄벌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화엄벌....여기가 천여명의 스님들이 원효에게 설법을 듣기위해 모였던 그 평원이 아닌가!!!
아직도 귀에는 원효의 그 설법이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적당한 자리를 찾아서 시산제를 올리기로 했다.
많지는 않지만 정성껏 준비해온 제수에 막걸리 한잔까지...
복가이버의 사회로 먼저 회장이 배례를 하고 축문을 읽었다.
화엄벌능선(14:30)-원효주능선(15:11)-갈림길(15:20∼15:40)-천성정상(16:05)
시산제를 끝마치고 광활한 화엄벌을 가로질러 내려선다.
마치 목장길같은 분위기가나는 억새평원인것 같다.
습지대보호 목적으로 울타리를 친 로프를 따라 기분좋은 발걸음이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맞은편 영남알프스줄기가 선명하게 손짓을 한다.
통도사를 품고있는 영축산을 중앙으로,
왼편으로는 영남알프스의 마지막 봉인 시살등...... 오룡산과 염수봉까지...
그리고 지난 시산제올린 백운암위 능선길이 작년추억을 새삼 떠오르게 한다.
오른쪽으로는 신불산이보이고 1시방향으로는 홀로 우똑솟은 고헌산이 보인다.
마냥 즐거워서 20여분을 내려가다보니 화엄벌의 끝자리...
그런데 어!! 여기가 아닌데....
앞서가던 복가이버의 말.... 그 한마디에 모두다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며....
더구나 큰 부상에도 불구하고 산행에 참석한 강고문님의 표정은 어둡게 보인다.
내가봐도 이길은 내원사로 가는길은 어림없어 보인다.
할수없이 다시 온길을 뒤짚어서 원효정상 능선에 올라야할것 같다.
내려갔던길을 다시 되짚어서 걸음을 재촉하다보니
옆으로는 군사시설 경고판이 여러군데 보이고 철조망이 산행로 옆으로 나열되어있다.
별로 힘든구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시 내려간길을 다시 뒤짚어 올라온다는것은 힘들게 하는 모양이다.
30여분을 그렇게 걸어올라오니까.. 드디어 원효산 주능선도착 했다.
능선우측으로는 원효암쪽으로 올라오는 길에 산악회 시그널이 여러개 걸려있는것으로 봐서
오름길에 있던 갈림길에서 이쪽으로 (원효암)으로 와야하는것이 맞는길임을 이제사 알것 같다.
능선조망을 참 좋다.
덕계(웅상)에서 올라오는 길과
저멀리 울산(온양)의 동해바다가 푸른 빛을 내며 시원스럽게 열려있다.
바다..... 역시 고향에 온 느낌이다. 내인생의 20대를 함께한 바다...
공단지역과 해안선 가까이 여기저기 닿을내리고 쉬고있는 선박들...
정상에서 뜻밖의 선물을 받은셈이다. 내보다도 더 유리가 바다를 보고 감격해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못지않은 설레임과 흥분.... 그리고 감격....
그것도 잠시... 천성산정상으로 가는이정표가 안보인다.
너무 잘알다보니 지도를 준비하지 못한것 못내아쉽다.
에꾸.... 새해첫산행부터 이게무슨 망신이람.이래가지고 무슨 산행리더라고 할수있는지.
자책감이 밀려온다.
그때 언뜻 생각이 난것이 국제신문 근교산행팀의 이창우대장이 생각이 난다.
아... 그래 전화를 해보자...
어느누구보다 부산근교산행은 잘 아시는분이 아닌가?
우여곡적끝에 이창우대장님과 통화가 되어 천성산으로 가는길을 안내받을수있었다.
다시 능선에서 내림길을 내려서 눈앞에보이는 천성상정상까지 20여분을 걸었다.
드디어 천성산 정상도착.....
천성정상(16:10)-내원사(17:25)-주차장(17:40)-홍룡사(18:05)-강서경기장(18:45)
천성정상에는 아직 여기가 천성제2봉이 아닌 천성산정상(811m)이라고 정상비석이 서있다.
새로 새긴듯한 태극기모양의 대리석이 선명하게 보인다.
여기서 바라보는 동해바다는 조금더 가까이 와 있는 느낌이다.
정상은 바위로 이루어져있는데
이정표에는 천성산2.9㎞,내원사주차장4.8㎞, 내원사2.2㎞ 거리를 표시하고 있다.
이제까지 멀게만 느꺼졌던 정족산이 가깝게 보인다.
벌써 강고문은 하산을 시작하고
나머지일행은 잠시 정상에서 쉬면서 온길을 뒤돌아보고 또 내원사로 내려가는길을 살펴보았다.
내원사방향의 하산길은 경사기 심하다.
군데군데 로프가 설치되어있고 급경사도 여러군데 보인다.
여기서 공룡능선으로해서 내원사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도 있을텐데...
쉽게 길을 찾을수없다. 2월이나 3월에는 중앙공룡능선으로해서 다시 천성산을 찾을까한다.
앞서가는 강고문... 그리고 유리와 나.... 그리고 뒤에오는 딱정벌레....
유리와 지리산이야기며 지난 산행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계곡이 보인다.
계곡물은 추위에 얼어붙어 얼음두께가 상당해보인다.
내원사 앞 다리로 내려온시간은 오후 5시25분
이제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비구니사찰인 내원사를 천천히 내려와 주차되어있는 차량으로 매표소로 내려왔다.
매표소는 벌써 입구 통제하는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어있다.
바리케이트를 치우고 다시 홍룡사에 주차한 차를 회수
강고문님을 먼저 복가이버차량에 태워 보내고 유리차로 강서경기장에 도착했다.
산행에 참석하신 강고문님.. 딱정벌레두분.. 그리고 유리
시신제준비하신다고 수고 하셨구요....
다음 억산산행때 또 뵙겠습니다... 내내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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