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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후기

(민주지산)크림같이 부드러운 하얀나라

인생은저니처럼 2003. 1. 12. 23:38

 


 

 

크림같이 부드러운 하얀나라.... 민주지산산행기

- 일   자 : 2003.1.12(일요일)
- 날   씨 : 바람없고 포근한겨울
- 인   원 : 산정회원45분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 물한계곡∼삼도봉∼석기봉∼민주지산∼물한계곡 
       [전체 약 6시간05분, 식사/사진촬영시간 포함]



 

 

 

 

 


 

 

 :::::산행에 앞서:::::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버린 나라... 눈 내리는 그 하늘 안으로 들어 선다.
남쪽지방 사람들은 저마다 겨울이되면 한번쯤 이런세상에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보고픈 꿈을 꾼다.
지난두번의 산행에서 아직 채우지못한 내 마음속 눈 항아리를
이번에는가득채울 설레임과 욕심에 가슴은 더욱더 울렁거리는지 모른다.
뽀드득 뽀드득 걷는 걸음 걸음마다 예쁜소리... 아마 그소리에 오늘저녁은 잠못이루는 밤이 될것 같다


 

 

 

 

 

 

 

시민회관(08:04)∼현풍휴게소(09:42)∼황간T/G(10:38)∼물한계곡주차장(11:10)

 



2003년도 새해 산행계획을 받았을때 이산은 꼭 가봐야지 하는 욕심이 생기던 산이 오늘산행할 민주지산이다.
지난 소백산행때 희방사매표소에서 ...
어느산정님께서 설경이 참 좋으니까 꼭 한번 가보라고 추천하여주시던 산 역시 민주지산이였다.

삼삼오오 배낭을 지고 몰려오는 산악인들로 분주하게 돌아가는 시민회관앞에는
유난히도 민주지산설경산행으로 산악인들의 발걸음을 잡는 산악회차량들이많이 보인다.
확인은 해보지 않았지만 어림잡아 6-7군데쯤되는것 같다.
늘 변함없이 산정님들을 맞이하시는 대장님과 조금 늦은 새해인사를 나눈후 예약한 좌석을 확인하였다.
출발시간에 가까와질수록 한분씩 두분씩 서서히 빈자리를 채우고 정확히 8시5분에 산행지인 충북영동으로 출발....



 

 

 

 

 

힘차게 출발한 차량은 동서고가로를 이용
남해고속도로 진입 거침없이 달려 내서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 방향을 바꾸었다.
이전에는 이도로가 구마고속도로였으나
이번에 새로 노선지정체계가 변경되어 구마고속도로는 현풍에서 대구구간만으로 재조정되었다고 한다.
창녕을 지날쯤에는 저멀리 화왕산의 정상과 배바우가 보이고 곧이어 나의 고향인 비슬산자락이 눈에 잡힌다.
초등학교시절 유가사로 때로는 달창저수지로 해서 봄소풍 가을소풍 참 많이 갔었던 옛기억이 오랜만에 찾아온다.

어느새 현풍휴게소도착...
커피한잔의 여유를 가진후, 대구에서 경부고속도로로 다시 방향을 잡아 추풍령으로 달렸다.
추풍령을 넘어갈쯤 창밖 여기저기 아직 녹지않은 잔설이 보인다.
황간T/G에서 지루한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면 바로앞에 월유봉과 물한계곡을 안내하는 큼직만한 표지판을 만난다.
직진하면 월유봉가는 길이고 물한계곡은 우회전하면된다.
아마 민주지산은 산꾼들한테는 잘 알려져있지만 일반인들은 민주지산보다 물한계곡이 더 알려진것 같다. 




 

 

 

 

 

산행시작(11:25)∼황룡사(11:31)∼잣나무숲(11:45)∼약수터(12:08)

 



국도로 접어들면 한산한 겨울농촌마을의 모습이 보인다. 굽이굽이 골짜기를 돌아 들어간다.
꽤 긴 시간을 골짜기로 들어간다. 드디어 물한계곡주차장에 도착....
이미 주차장의 절반은 전국 산악단체에서 온듯한 차량들이 절반이상을 채우고 있다.

물한계곡은 명소에 비해 편의시설이 많이 부족해보였다.
기본적으로 설치되어있어야할 화장실도 플라스틱 간이화장실로 되어있고
그나마 4개에 불과해서 많은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출발전 산행대장님의 마지막 산행코스설명을 듣고
두명,세명 같이온 일행끼리 발을 맞추어 민주지산에 첫 발걸을옮겼다. 



 

 

 

이번산행의 들머리에는 황룡사라는 작은사찰이있다.
물한계곡 바로옆에 황룡사로 들어가는 작은길이 나있는데 모든분들은 바로 산행로로 접어든다.
역사적으로 보면 명산에는 반드시 유명한 승려가 세운 고찰이 있었다.
산을 찾을때 그냥지나지치 말고 한번쯤 둘러보고 가는것도 괜잖을듯 싶다.
하기야 요즘은 문화재관람료라서 추가적으로 징수를 하고있으니 더욱더 가봐야되질 않는지......

눈덮힌 고요한 산사를 그리면서 들어서는데 생각했던것과는 전혀 다른느낌이다.
대웅전앞을 2층으로 된 양옥집이 막고 서있는데
어디봐도 역사깊은 고찰이 아닌 속세의 냄새를 지우지 못한 최근에 지은 절인것 같다. 



 

 

 

산행로는 차량 이동이 가능할만큼 넓직하게 닦아놓았는데
왼편으로 물한계곡쪽은 보호차원에서 행정당국에서 설치한듯한 철조망이
잣나무숲갈림길까지 설치되어있는데 꼭 이런것을 설치해야하나 하는느낌이 든다.

큰 오름길없는 산행로를 20여분 정도 걷다보면 작은계곡을 건너야한는데
추운날씨에 얼음에 살짝덮힌 아래로 청아한 물소리가 졸졸 들린다.
작은소리지만 기계음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너무도 깨끗하게 들린다.
계곡을 지나면은 시원스럽게 쭉쭉뻗은 잣나무숲을 지나는데
하얀눈과 어울어져 있는것이 마치 영화속에 내가 들어와있는 느낌이다.



삼도봉약수터(12:08)∼갈림길(12:18)∼첫휴식(12:16)∼삼마골재(12:41)




잣나무숲구간이 끝나갈쯤에
삼도봉과 민주지산정상갈림길 이정표.(삼도봉 3.6 ㎞, 민주지산2.8㎞,석기봉5.0㎞)가 보인다.
어느산악회에서 오신듯한 많은분들이  곧바로 민주지산정상으로 갈것인지,
삼도봉을 거쳐갈것인가 하는 의견이 양분되는것 같다.



 

 

 

 

모처럼 산행대장님과 같이 걷는 시간이 주어진다.
연말 태백산행과 새해 한라산일출산행 이야기도 나누며 평소 궁금하게 생각했던 몇가지를 여쭤보았다.


저니 : 대장님.. 가이드산악회를 운영하시면은 아무래도 같은산을 자주 가시는경우가 많을실텐데
혹시 매년 가시면은 지겹지는 않으신지요?
대장 : 글쎄요. 저니님... 산은 말이죠.계절마다 가도 그 맛이 다 다릅니다...
그리고 특히 20대와 30대 그리고 40대,50대에 찾는 산 또한 느낌이 다르지요....



머리를 꺼덕일수밖에 없었다. 우문(愚問)에 현답(賢答)인것이다..

10여분후 삼도봉약수터에 도착...
얼음이 살짝 덮고있는 흐르는 계곡물을 마셔보니 입안이 얼어붙고 머리가 한순간 정지되는듯한 느낌...
시원하기 그지없다.



 

 

 



약수터을 지나면서 부터 제대로된 등산로가 열리는데
겨울날씨답지않은 포근함때문인지 벌써 가쁜숨소리에 땀이 나는것을 느낀다.
적당히 숨을 찰쯤에 석기봉 1.4㎞ 이정표 아래서 첫 휴식을 가졌다.

휴식지를 출발 찬바람이 느껴지는것이 주능선에 가까워짐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좀처럼 열리지 않던 하늘이 보여지고 심마골재능선에 도착했다.
지금까지의 길은 충청도 영동이고 여기서 바로 직진하면은 경상북도 김천으로 내려가는길이다.
여기 삼마골재는 백두대간의 종주코스중 한부분이라고 되어있다. 


 

 

 

 

 

삼마골재(12:41)∼삼도봉(13:08 점심식사∼14:00)∼석기봉(14:40)



삼마골재이정표(삼도봉 3.6 ㎞, 민주지산2.8㎞,석기봉5.0㎞)에서
삼도봉은 우측으로 방향을 잡아 통나무로 만들어진 나무계단을 올라야한다.
능선 산행로는 러셀이 잘되어있는편인데
반대쪽에서 오는분이 있으면은 산행로를 조금 비켜서야하는데 발목이 쏙쏙 빠진다. 



 

 

 

저만치 많은사람들이 보인다. 삼도봉정상인것 같다.
삼도봉은 거대한 거북모양의 조형물에 삼도를 대표하는 각 군을 표시해놓았다.
삼도봉은 지리산 삼도봉,초점산 삼도봉 그리고  여기 민주지산 삼도봉이 있는데 초점산 삼도봉은 잘모르겠고
지리산 삼도봉은 지난 여름 지리종주때 갔던곳으로 전라남북도와 경상남도가 만나는 지점이다.

그렇게 보면 경상도,전라도,충청도
이렇게 삼도가 경계를 이루는 여기가 진정한 삼도봉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자료에 의하면은 민주지산의 원래 이름은 백운산 (白雲山) 이었다고 한다.
그후에 일제시대때 지금의 민주지산 (岷周之山) 으로 바뀌였는데,
어쩐지 산이름이 일본색이 나는 네자를 사용하는것이  수상하더니만.......



 

 

정상바로밑 헬기장에서 점심시간을 가졌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삼도봉정상에 올라서본다.
자세히 조형물을 살펴보니 경상북도쪽에 금릉군으로 표기가 되어있다.
인터넷이나 신문에서는 경북 김천군으로 나와있는데 글쎄... 어느것이 맞는지...
몇평되지 않는 삼도봉을 한바퀴.. 두바퀴 돌아보니...  참 재미가 있다.

충청도에서 전라도 그리고 경상도 몇발자욱 옮길때마다
각 도를 징검다리 건너듯이 넘나드는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몇바퀴 계속돌고있을쯤에 선두가 출발하는것이 보인다.
이제부터 민주지산까지 능선길을 두어시간정도 걸어야한다. 



 

 

 

이 능선길은 각호산까지 이어지는데 활모양처럼 물한계곡을 감싸고 있는 형상이다.
그 첫번째 봉우리가 석기봉인것이다. 석기봉 바로밑에는 팔각정이 있다.
팔각정앞에는 대피소라고 적혀있는데 대피소보다는 그냥 휴식을 취하기 좋은 전망대 같은 곳이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석기봉(1,200m)에 오를려면 밧줄을 타고 올라야하는데,
여자분들에게는 조금 위험하게 보인다.
석기봉 정상에 올라서니 좌측으로는 삼도봉이요,우측으로는 민주지산정상이 보인다.
봉우리 근처는 하얗게 눈이 덮힌 바위들이 조용히 자리를 잡고 겨울잠을 자고있는 물한계곡은 깊고 깊게 보인다. 



 

 

 

 

 

석기봉(14:41)∼민주지산정상(15:48)∼쪽새골갈림길(16:02)∼물한계곡주차장(17:30)

 




석기봉을 출발....
곧이어 산행로가 두갈래로 나눠지는데 이 구간을 잘 선택해야 민주지산정상으로 가는 능선이를 계속 탈수있다.
여기서 다른길로 접어들면 물한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바짝 긴장을 해야한다.
눈이 얼어붙은 바위 군데 군데 설치되어있는 로프가 위험하기 짝이 없다.
30여분을 지나서야 평이한 능선길로 접어든다.

주능선에는 가끔씩 골짜리로부터 세찬 바람이 올라오는데
그때마다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던 눈이, 마치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것처럼 흩날린다.
석기봉에서 민주지산능선구간중에는 여러군데 물한계곡으로 내려갈수있는 산행로가 열려있다.
체력적으로나 갑자기 기상이변이 생기면은 안전하게 하산할수있는 길인것 같다.
앞서가시던 몇분은 민주지산정상능선길을 버리고 물한계곡쪽으로 하산을 하실모양이다. 



 

 

 


민주지산정상까지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그래도 계단이 없어서 걷는데는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
아주 부드러운 능선길이다. 눈이 많이 쌓인곳은 스틱으로 찔러보니 스틱의 절반이 들어갈만큼 많은 적설량이였다.

민주지산정상바로밑에 쪽새골갈림길 이정표(민주지산0.2㎞, 황룡사3.2㎞,석기봉2.5㎞)를
만나는데 정상을 갔다가 다시 여기로 내려와서 물한계곡쪽으로 하산을 하여할 지점이다.



 

 

 

가뿐히 정상에 올라서니 야!! 그야말로 대자연의 장관을 한눈에 볼수있었다.
지금껏 원없이 걸어온 삼마골재까지 길게 늘어선 주능선과
하얀옷을 입고 부채살처럼 펼쳐지는 자연의 위엄에 그저 숙연해질 뿐이다.
준비해간 자료를 비교해보며 황악산과 덕유산자락을 찾을려해도
1000m가 넘는 준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있어 정확히 찾기는 어렵고 어렴풋이 위치만 가늠해볼뿐이다.

정상조망을 즐기는사이 석기봉에서 길을 잘못잡아 하산을 하다가 뒤늦게 올라오시는것 분들이 보인다.
그래도 바로 하산을 하지않고 다시 뒤짚어서 올라온다는것이 그리 쉽지는 않을것 같은데....
정상석을 배경으로 다함께 기념촬영후
자꾸만 나의 발목을 붙잡는 정상을 남겨두고 하산을 하려니 진한 아쉬움이....

쪽새골갈림길에서의 하산시간은 넉넉잡아 한시간반정도면은 충분할것 같다.
산행로는 미끄럼을 즐길만큼 눈이 많이 쌓여있어 적당히 기분좋은 하산길이다.
산행로 중간중간마다 산악회 많은 리플이 달려있고 외길이라 길을 잘못찾을 염려도 없어보인다.  


한시간정도 꾸준히 내려서니 오름길에 있었던 삼도봉과 황룡사 갈림길이정표를 만난다.
여기서부터는 아이젠과 스패츠를 벗어버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천천히 내려가니
물한계곡 주차장이 보인다. 많은 차량들이 이미 떠나고 산정차량만 넓은 주차장을 덩그러니 지키고 있다.  


 

 

 

 

 

주차장(17:45)∼황간T/G(19:28)∼현풍휴게소(20:01)∼시민회관(22:02)

 




어둠이 서서히 찾아오는 주차장을 한바퀴 돌며 참 계곡이 깊구나 하는생각을 했다.
모든분들이 다 무사히 산행을 끝마친것을 확인후 곧바로 부산으로 출발....
어둠 속에서 윤곽만을 드러내고 있는 민주지산을 뒤로한채
차는 부산으로 내려가고 있는데 나의 고개는 자꾸 뒤로 돌아가는것을 느낀다. 



 

 

부산으로 돌아오는 차내에서 바로 뒷자석 두분이
하산하면서 마을에서 사셨다고 진달래막걸리와 버섯찌짐을 내놓으신다.
옆자리 이고문님께 먼저 한잔 드리고 시원하게 들이키니 그동안 눈길을 걸었던 피로가 서서히 밀려오는것을 느낀다.
크게 어려운구간은 없었지만 사무실에서 서류와 스트레스에 하루종일 씨름하는
일반직장인에게는 눈이쌓인 산행길을 6시간남짓 걷는다는것이 그리 쉽게 보이지는 않는다.  

고속도로 사정은 주말이라 그런지 대구IC부근에서 심한증체 한번 시달린다.
현풍휴게소에서 산행을 같이하신 세분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며 산행뒷이야기를 나누며 오늘 산행을 마무리했다.
하얀눈길을 원없이 걸었던 하루...
부드러운 설경이 아름다운 민주지산은 오랜시간동안 겨울이 되면 꼭 생각이 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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