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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여름 지리산 둘레길 도보여행(운봉-주천)
언제 : 2010년 6월12일(일욜)
구간 : 운봉에서 주천까지
거리 : 약 10km
누구와 : 연락반장님 가족(3), 선미반장님 가족(3), 저니가족(3), 마당수애, 초대손님(2)
인월에서 온봉가는 국도는
지난 가을 걸었던 둘레길이 창너머 생생하게 다시 다가옵니다.
오늘 도보여행 들머리는 가장마을입니다.
원래 둘레길 1코스인 주천~운봉코스는 14.3km거리인데
아이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약 4km정도 줄여서 가장마을에서 출발해 봅니다.
이곳 가장마을은...
옛날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화장을 하고 있는 형국이라 하여 가장리라 불렀다고 합니다.
마을에는...
담쟁이 너머로 장미꽃 넝쿨이 아름답게 피어있습니다.
입소문인지, 아님 인터넷인지...
지난해 보다 올해 둘레길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할때 둘레길은..
아이들과 함께, 가족단위로 걷는길이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가장마을 뒷산을 한바퀴 돌아서자..
덕산저수지 너머 웅장한 지리산이 시원스럽게 하늘금을 긋고 있습니다.
이 능선은...
지리산 서북능선으로 바래봉을 지나 고리봉 그리고 만복대로 이어지는 산길입니다.
아~ 어느산꾼이 이 장엄한 능선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련지... 언제나 걷고 싶은 지리산입니다.
덕산저수지를 바라보며 걷는 이길은..
주천면부터 이곳까지는 운봉사람들이 남원장을 보러 다니던 옛길입니다.
논두렁길이 참 정겹습니다.
앞서 걸어가시는 세분의 모습에서 둘레길의 여유로움, 넉넉함을 느끼게 합니다.
정상을 향해 가는길이 아니라, 산을 옆에 두고 바라보며서 가는 그리움 가득한 논길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
이번구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 아니였나 선정해봅니다.
짧은 논두렁이라...
더욱 더 여운이 남아 고개를 뒤돌아 보았습니다.
때마침... 지리산의 시원한 바람 한줄기가 머리결을 스쳐지나갑니다.
그 바람결에 도심의 답답한 마음을 털어봅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한결 몸과 마음이 가벼워진 걸음으로 노치마을로 향합니다.
노치마을...
먼저 마을의 유래부터 살펴볼까요?
아주 옛날 마을에서는 마을 이름을 “갈재” 라고 부렸는데...
이는 산줄기의 높은 곳이 갈대로 덮인 것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백두대간이 관통하는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고리봉에서 수정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위에 있어
비가 내려 빗물이 왼쪽으로 흐르면 섬진강이 되고 오른쪽으로 흐르면 낙동강이 되는 마을입니다.
마을회관 앞 정자나무 밑에는
이 마을 유래와 백두대간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어 있습니다.
노치마을 벽화아래 아이들이 모여있습니다.
무슨 이유인가요?
지난 여름만 해도 카메라 앞에서 고개를 돌리던 아이들이 환하게 웃고 있네요.
바로... 둘레길 막내 현우때문입니다.
장난끼 가득한 현우가 카메라 앞에서 형아, 누나들을 환하게 웃게 하고 있습니다.....^^
노치마을 어귀를 벗어나자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집니다.
맞은편 지리산 자락에는 운무가 솜사탕처럼 피었다 지었다 비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어느 하나 이쁘지 않는것이 없습니다.
하늘, 구름, 산, 운무, 나무, 땅, 길, 그리고 숲과 바람까지.....
회덕마을은...
둘레길 길섭에 잠시 보이는 마을입니다.
원래는 마을 이름을 남원장을 보러 운봉에서 오는 길과
달궁쪽에서 오는 길이 모인다고 해서 “모데기”라 불렀다고 합니다.
이곳 회덕마을은 평야보다 임야가 많기 때문에 짚을 이어 만든 지붕보다
억새를 이용하여 지붕을 만들었으며,
현재 도로가에서 볼 수 있는 두 가구가 그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정표를 보니..
이제 4km 걸었고, 앞으로 걸어야할 길이 6km 남았습니다.
이제부터 구룡치를 올라야 합니다.
구룡치로 올라가는 작은수로에 징금다리가 앙증맞게 놓였습니다.
비닐하우스로 만든... 간이쉼터에서
동동주와, 파전, 라면, 김밥으로 점심을 먹어며 잠시 휴식을 가져봅니다.
구룡치 오름길은..
그리 힘들지 않는 오름에 솔향, 황토길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산길입니다.
꼬부랑 흙길을 밟고,
이름모를 산새의 노래를 듣고,
연두빛 생명의 빛을 보고,
나무냄새, 흙냄새, 풀냄새를 맡으면서.....
우리의 삶에 대해, 사랑에 대해서, 한번쯤 사색하기에 참 좋은 길입니다.
어느정도 올랐을까?
돌탑을 쌓아놓은 ‘사무락다무락’을 만납니다.
"사무락다무락"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라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유래는 이렇습니다.
사무락다무락은 사망다무락(담벼락의 남원말)이 운율에 맞춰 변천된 것으로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무사함을 빌고 액운을 막아 화를 없애고자 지날 때 마다 돌을 쌓아 올렸다고 합니다.
구룡치를 정점으로..
내송마을 내려가는 산길은 매우 급한 경사로 위험합니다.
산길이... 마사토로 많이 미끄러워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은 조심해야 할 구간입니다.
둘레길을 찾는 사람들이 가족단위가 많아..
앞으로 나무계단이라도 설치하여 좀더 안전하게 내려올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것 같습니다.
개미정자를 지나 오른편으로 오디나무가 있네요
한개, 두개 먹다보니... 어느새 아이들 손과 입에 보라색 물감을 칠할 듯 보입니다....ㅎㅎ
내송마을은....
참 아늑하게 보이는 산골마을입니다.
논 한가운데... 모를 심고 계시는 할아버지 한분이 DSLR 뷰 파인더에 들어옵니다.
주천까지 다온것 같은데... 지리산길 표지목이 숫자 6을 가르킵니다.
건널목을 지나... 버스타는곳까지 걸어가는데 이제 조금씩 피로가 느껴지는 시간입니다.
잠시 오늘 둘레길을 뒤돌아보니...
누군가의 말처럼.... 오늘 하루 " 길 위에서 나는 행복했다" 라는것이 실감 나네요
해맑은 아이들 웃음소리,
정겨운 분들과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며 걸었던 길...
그야말로 더할나위 없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여름 지리산둘레길이였습니다.
<에필로그>
2009년에 이어 다시 찾은 둘레길..
지난해보다 한뼘 더 성장한 아이들이 보기 좋았구요
연락반장님가족, 선미반장님가족, 마당수애, 그리고 초대손님 샘 두분
함께 걸은 여름 둘레길 정말 즐거웠습니다.
모든분들 수고 많이 하셨구요.
가을에 "길 위의 행복"을 찾아 다시 만납시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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