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후기

(소백산)산도 나무도 풀도 모두가 하얀세상

by 인생은저니처럼 2008. 1. 13.

 

 

 

  

산도 나무도 풀도 모두가 하얀세상... 소백산

- 일 자 : 2008년 01월 13일(일욜)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삼가리매표소~비로사~비로봉~연화봉~천문대~희방사매표소 
  [총산행시간 5시간50분 점심/사진촬영시간포함]
   


 

 

 

 

 

 :::::산행에 앞서:::::
2008년 새해... 첫 산행지로 겨울산행의 중심 소백산으로 결정했다.
새해 첫 산행에서 지난해(2007년)의 좌절과 시련을 모두 format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
그 첫걸음의 시작을 소백산은 넉넉하고 넓은 품으로 안아줄것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겨울 소백산에 대한 설레임 때문일까?
"뽀드득" 눈 밟는 기분좋은 기대감에...
이번주 내내 겨울내 움추렸던 닫힌 귀가 절로 열리고 마음은 어느새 비로봉 주능선을 걷고있다


 

 




 

부산출발(08:00)∼신대구고속도로∼동명휴게소(09:35)~삼가리매표소(11:00)


 

 




소백산과의 첫 인연은.... 2002년 산정산악회에서 다녀온적이 있다.

그때는 주능선에 잔설이 남아있는 정도였던것 기억이 난다.

그래서 언젠가는 꼭 다시 소백산을 찾으리라 생각했었는데 드디어 5년만에 소백산과의 재회이다.

더구나 어제내린 눈으로 인해 이번에는 진짜 제대로 된 심설산행이 기다려진다.

 

이번산행은 직장동료4명과 함께 K산악회를 이용하기로 했다.

동의대지하철역부근에서 픽업하여

신대구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를 거침없이 달려 산행들머리인 삼가리매표소에 도착...

주차장부근에서 바라본 소백산은 7부능선부터 햐얀눈으로 덮혀있는것이 오늘 산행의 기대치를 가늠케 한다.


 

산행시작(11:10)∼비로사(14:30)∼양반바위(14:50)~비로봉정상(13:00)


 

 

 



주차장에서 비로사까지 포장도로는 어제 내린 눈으로 인해 부드러운 눈길이 이어진다.

도로옆 계곡과 나무들도 온통 하얀 옷으로 갈아입고 산객들을 마중나왔나 보다.

저만치 비로사 일주문이 보인다. 소복히 쌓인 눈속에 소담한 겨울산사의 정겨운 모습이다.

 

 

 



비로사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드는데

등산화 밑창에 와닿는 "뽀드득"거리는 소리는 도심에서는 느껴보지 못하는 감촉이다.

눈꽃 터널을 연상케하는 산행로는 그냥 걷는 것만으로도 금세 행복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아니 나 자신뿐만 아니라 모처럼 겨울산행을 나선 동료 모두다 같은 생각일것이다.


 

 



정상이 가까워질수록 운무가 짙어진다.

오름길은 양반바위를 지나 한차례 숨을고르더니 이내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진다.

비로봉 정상이 다가온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정상 바로 앞 마지막 계단에 올라서니 손에 닿을듯한 비로봉도 짙은 운무로 인해 보이질 않는다.

 

소백산의 중심 비로봉(1,439m)...

죽령에서 시작해서 연화봉과 비로봉을 거쳐 국망봉까지 용틀임하는 장쾌한 능선은 오늘 아쉽게도 볼수 없다.

정상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산객들로 인해 발디딜틈이 없다.

국망봉쪽으로 눈길만 주고 서둘러 주목군락지로 내려선다.



 

 

비로봉출발(13:40)∼제1연화봉(14:55)~천문대(15:50)∼희방사매표소(16:50)


 

 



시골 장터를 방불케 하는 정상을 벗어나 주목군락지로 나무계단을 서서히 내려서는데 그야말로 "설국"이다.

산도 나무도 풀도 모두가 하얀 세상. 이미 눈의 나라로 들어온 것이다.

눈꽃이 활짝 핀 주목군락지는 산객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무릎까지 푹 빠지는 눈밭이 그저 신기하고 즐거울뿐이다.


살을 엘듯이 차가운 소백산의 칼바람에도 입가엔 웃음꽃이 핀다.

오늘 이곳 겨울동화 주인공은 소백산에 오른 우리들 자신인 것이다.


 

 

 



주목군락지 부근에서 서둘러 점심을 먹고 연화봉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오랜만에 소백산의 진품 칼바람이 모처럼 모습을 드러내다.

10분남짓 짧은시간 느낄 수 있는 칼바람이였지만 역시 그 명성은 변함이 없는듯.....


주목군락지를 벗어나자 바람도 잔잔하고 걷기좋은 눈길이 계속이어진다.

등산길 옆 눈에 띄기 시작한 상고대가 너무 예쁘고 아름답다.

이정표에 붙어있는 눈은 새벽에 내린 눈과 바람 때문인지 눈꽃에 바람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주능선의 눈꽃길은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까지 이어진다.

양팔에 주렁주렁 눈송이를 안은 나무들이 가지를

아래로 늘어뜨리고 도열해 있는 모습에 겨울 눈산행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한다.


경사길이 있을때마다 어김없이 눈썰매도 타고 즐거운 담소를 나누다 어느새 천문대 갈림길이다.

주능선길은 가끔씩 불어오는 칼바람과 짙은 운무는....

마치 히말라야 에베르스트 산행을 하는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천문대에서 연화봉으로 오르는 계단길은 눈이 쌓여있어 눈썰매 타기에 제격이다.

약간의 경사만 더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잠깐동안 동심으로 돌아가기에는 충분하다.

문반장님 뒤로 눈썰매를 타는 영석이의 모습이 디카 렌즈에 들어온다.

꾸밈없는 자연스런 연출... 오늘산행의 Cool Shot으로 선정해도 좋을듯한 아주 멋진 사진이다.


연화봉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이제 본격적인 하산을 서두른다.

희방사코스는 비로사코스에 비해 가파름이 심해 특히 눈산행때는 조심해서 내려서야할것 같다.

시간남짓 내려오자 희방사 깔닥재에 닿고 한참을 계단을 내려서자 드디어 희방사경내에 도착한다.



 

희방사출발(17:10)∼영주(18:50)~대구(20:10)∼노포동터미널(21:20)


 

 




희방사경내를 벗어나 차가 주차되어있는 매표소주차장까지는 포장도로를 1km정도 걸어야한다.

조용한 산사를 뒤로하고 피안교를 막 벗어날 무렵...

함께 산행했던 문반장님이 빙판길에 미끄러져 팔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119구급차로 영주 기독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

부산으로 내려오는 시간내내 끝까지 안전한 산행을 마무리하지 못한 탓에 마음이 무겁다.

밤늦게 병원 입원수속을 모두 마치고 지하철을 타기위해 승강장으로 내려왔다.

 

전철을 기다리며 의자에 잠시 기대앉아 있는데

오늘 하루... 긴 여정이 머리속을 스치며 지나간다.

문반장님.... 하루빨리 완쾌하셔서 퇴원하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