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그곳에서 나는 자유인이된다... 욕지도 천황봉
- 일 자 : 2007년 05월 25일(금욜)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야포~일출봉~망대봉~혼곡~대기봉~태고암~여객터미널
[총산행시간 3시간30분 점심/사진촬영시간포함]
:::::산행에 앞서::::: 섬....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무엇일까? 바다... 아니면 낚시.. 그것도 아니면 작은포구... 많은 수식어가 머리를 맴돌지만 내 마음에 확 닿질 않는다. 잠시나마 복잡한 도심을 떠나 나를 위해 존재하는 시간... 그것은 곧 자유일것이다. 그래... 자유인이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그곳에서 나는 자유인이 된다. 적어도 오늘 하루만큼은..... |
부산출발(10:10)∼내서IC(11:00)∼통영여객터미널(12:20)~욕지여객터미널(13:50)
매년 이맘때가 되면 섬을 찾는다.
일년에 딱 한번 섬으로 산행을 떠나는것이다.
올해는 예전에 자주 다녔던 사량도가 아닌 욕지도 천황봉으로 일찌감치 정했다.
산행날짜를 몇번이고 연기를 거듭하다 드디어 오늘 출발이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저녁 내내 불던 비바람이 답답한 먼지를 깨끗히 청소 해준 덕분에 깔끔한 파란하늘이 열려있다.
10시가 넘어서야 부산을 출발....
삼덕항에서 카페리에 승용차를 싣고 욕지도로 들어갈려고 했는 시간이 늦어
애초 계획을 바꾸어 욕지해운(통영여객터미널)에서 운항하는 쾌속선 샹그리라(지상낙원이라는 뜻)를 이용하기로 했다.
샹그리라는 통영여객 터미널에서 1시간10분 걸리는 배시간을 45분으로 단축시켜준다.
그 대신 출발과 동시에 통로문을 닫아버린다. 아니... 정확히 이야기하면 샹그리라는 갑판이 없다.
배를타고 들어가면서 갑판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며 다도해를 보는것도 하나의 즐거움인데....
시간여유만 있다면 비싼 상그리랴를 탈 이유가 없을듯 싶다.
야포(14:10)∼일출봉(14:30)∼망대봉(14:50)~옥동정상(16:00)~혼곡(16:30)
욕지도..... "욕지"를 우리말로 풀어보면 "알고자 하거든" 이라는 뜻으로 묘한 끌림이 느껴지는 섬이름이다.
연화도를 거쳐 욕지에 도착하니 포구를 가득매운 고깃배와 소박한 어촌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욕지에서는 유일하게 버스가 딱 한대 있는데... 섬에 배가 들어올때마다 운행을 한다고 한다.
오늘 산행들머리인 야포마을은 선착장에서 10여분 거리로 방파제 제일 끝에 자리잡고 있다.
등산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산행을 시작...
첫번째 봉우리인 일출봉까지 급경사는 아니지만 꾸준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후덥한 날씨에 바람도 없어 정상까지 꽤 많은 땀을 쏟게한다.
고도를 높혀갈수록 야포마을이 발아래 놓이고 맞은편 천황봉도 옅은 황사로 인해 뿌엿게 보인다.
일출봉에서 망대봉으로 가는 능선에는 산딸기가 곳곳에 숨어있어 하나씩 찾아가며 따 먹는 재미가 솔솔하다.
가끔씩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몸을 내맡긴채 천천히 능선을 걷는다.
망대봉에는 쉬어가기 안성맞춤인 정자가 있어 그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욕지도에는 봄꽃인 노란 괴불주머니가 지천에 널려있어 산행내내 산친구가 되어 끝까지 동행을 한다.
망대봉에서 침목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곧 도로와 만나고, 바닷쪽으로 작은 어촌마을과 고매(고구마)를 심어놓은 밭이 많인 보인다.
이제 새순이 돋고있는 고구마는 이곳 욕지도의 특산물이다.
아마... 여름이 지나면 고구마를 수확하는 어촌아낙들을 많이 볼수 있을것이다.
욕지도 산행은....
종주를 할려면 몇번 포장도로룰 걸어야한다.
불볕더위의 한여름에는 이 길이 무척 곤혼스러울것 같다. 마을을 크게 돌아 넘자 저만치 삼여도가 보인다.
삼여도는 송곳처럼 수면을 뚫고 불쑥 솟은 바위 두 개가 해안 쪽의 작은 바위를 감싸고 모습으로
욕지도의 또하나의 절경이다. 그런데 오늘 산행속도로는 삼여도까지 가기에는 역부족이다.
혼곡(16:30)∼할매바위(16:50)~대기봉(17:00)∼천황봉안부(17:10)~태고암(17:20)~욕지여객터미널(17:40)
해안을끼고 걷다 혼곡에서 다시 도로 가로질러 이제 본격적인 천황봉 등정에 나섰다.
어느정도 올랐을까? 조망 좋은 바위(할매바위)에 올라서자 욕지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져있다.
야포에서 시작된 해안선이 끊어질듯하면서도 혼곡까지 이어진다. 날씨가 조금만 더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느껴진다.
대기봉은... 혼곡과 삼여도에서 올라오는 산길이 만나는 지점이다.
여기서 우측으로 조금 진행하면 갑자기 앞이 확트이는 평원을 만나는데 이곳이 천황봉 안부이다.
정상은 아쉽게도 군사시설의 점유로 인해 오르지 못한다.
여기서 태고암쪽으로 내려선다. 마을로 내려가는 도로옆에는 때죽나무가 간간히 보인다.
저수지 공사현장을 지나 마을로 들어서면 이곳 항구의 번화가인 골목을 지나는데
골목어귀 "약속다방" 낡은간판과 낮고 허스름한 건물은 70~80년대 체취를 느껴게 한다.
욕지출발(18:00)∼통영여객터미널(18:40)∼달아공원(19:30)~부산도착(22:40)
마지막 배로 욕지항을 출발하여 통영에 도착...
오랜만에 먼곳(통영)까지 왔는데... 그냥갈수는 없는 법....
자기 나와바리라고 자처하는 허고님의 가이드로 산양면 달아공원을 둘러보고
대구뽈찜으로 유명한 "두메골"이라는 맛집에 저녁을 푸짐히 먹고 늦은밤 부산으로 향한다.
가끔씩.... 살아가면서 내안의 행복을 찾아 자유인이 되고싶을때가 있다.
그때는 망설이지 말고 떠나자. 행복이란 보물은 스스로 찾아가는 자에게만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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