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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비 내리는 숲길
날짜 : 2022.8.30(화)
한여름의 중심 8월..
지난 둘째주 산행은 여름휴가철을 맞이하여 한주 쉬었다.
이번 산행지는 근교 기장 장산사를 품고 있는 불광산으로 그리 높지 않은 산이다.
대저를 출발 부산외곽순환도로를 이용해서 한시간 남짓만에 눈에 익은 장산사 주차장에 도착
산행 후 국수를 먹기로 하고 인근 김밥집에서 한명에 한줄정도 김밥을 사서 곧장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산행은 게스트로 삼락 박판희 팀장님이 함께 한다.
늘 산행을 하시는 팀장님이라 오늘 산행이 다소 짧게 느껴지지는 않을련지...ㅋㅋ
오후 에 빗소식이 있어 1시 이전에 산행을 끝마칠 생각이다.
그래서 시명산~불광산을 잇는 능선산행을 바꾸어서 오늘은 불광산만 오르기로 한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8월의 숲이다.
보기만 해도, 걷기만 해도 저절로 몸이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심폐 깊숙이 들어오는 숲 내음새는 산이 주는 선물이다.
오늘 같은 날 산행을 하면 풀냄새, 흙냄새, 나무냄새 등으로 몸이 자연으로 정화되는 기분이다.
초입에서 20여분 땀이 조금 목덜미에 느껴질 즈음 척판암에 도착했다.
척판암은 원효대사가 창건한 암자로 얼마전까지 장안사의 부속암자였지만 지금은 독립암자이다.
가끔씩 근교 암자를 찾는다면 이곳을 추천해 주고 싶은 작고 소박한 암자이다.
어느정도 올라왔을까?
발아래를 내려다 보니 착판암은 바위에 가려져 보이지 않고 백연사가 숲사이로 자그많게 보인다.
싱그럽고 울창한 8월의 짙은 숲이 장관이다.
마치 초록 물결이 산하 전체를 휘감고 요동치는 풍경을 바라보는것만 해도 자연표 힐링이다.
삼각산 이정표를 지날 무렵부터 가느다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산행하기에 딱 좋을 만큼 조록조록 빗줄기가 어깨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
그렇치만 습한 기운을 머금은 바람은 모기가 좋아한는 환경이라 귀 주위를 욍~욍 하는 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불광산 정상이 보일즈음 한층 뿌연 운무가 나무 사이로 겹겹히 장막을 치기 시작한다.
오늘은 다행히 나즈막한 근교산행이라 서운함이 덜하지만..
지리산 등 높은산을 힘들게 올랐는데 운무로 앞을 전혀 볼수 없을때는 정말 아쉬워했던 기억이 떠 오른다.
그렇치만 이런날은 또 차분하고 고즈늑함이 주는 묘한 분위기 있다.
우천으로 산행코스를 단축하여 조금 일찍 산행을 마쳤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30여분 산을 내려오자 척판암 올라가는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포장길을 따라 20여분 걸으면 차가 주차되어 있는 장안사 주차장에 도착한다.
산행을 마치고 따뜻한 들깨 칼국수 한 그릇 후 새로운 기운을 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집에 와서 씻고 발목을 보니 정상부근에서 말벌한테 쏘였던 상처 주의가 조금 붓기가 있어 보인다.
진짜 제대로 따끔한 봉침 한대를 맞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