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천사)후덥지근한 여름날 산사
제목 : (법천사)후덕지근한 여름날 산사
날짜 : 2024.8.25(일)
8월의 마지막 주말
한 여름 오전인데도 땡볕이 유난히 강하네요.
최근 몇년 사이 이상기후 탓인지 모르겠으나, 올해 들어 더욱 뜨거운 햇살이 내리쬡니다.
정말 햇빛이 너무 뜨거워 모든 것이 다 녹아버릴 듯한 기세네요.
오랜만에 절집을 찾았습니다.
사찰은 금정산 중턱에 있어 올라가는 길이 꽤 가파르네요.
법천사는 절 이름에서 알수 있듯이 "법이 솟는 샘" 이라는 뜻을 담고 있답니다.
그늘진 곳에 주차를 하고 도로를 따라 걷는데 길섶에 하얗게 옥잠화가 소담하게 피어 있네요
아름다운 꽃과 우아한 향기로 가을을 부르는 옥잠화는 꽃봉오리가 마치 옥비녀를 닮아 그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작은연못을 지나면 법천사가 보입니다.
그리 작은 절집은 아닌듯 싶은데 일주문은 보이지 않고 키가 큰 소나무가 일주문을 대신하고 있네요.
범종루에 올라서니 때마침 바람이 불어오네요.
주불전인 극락보전에는 재를 올리고 있는 모양입니다.
사실 저는 법회 보다는 사찰의 역사나, 문화재 등에 관심이 많은편이라 법회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그러고 보니 염불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았다는 뜻처럼 보이네요...ㅎ
경내는 꽃과 허브향이 도량 곳곳 은은하게 퍼져있네요.
아미타불을 모신 극락보전을 주 법당으로 지장전, 관음전, 산신각 등 당우들이 사이좋게 어깨동무 하듯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극락보전 왼쪽에는 지장전이 있습니다.
지장전은 전각없이 석조 지장보살좌상으로 개방감이 있어 더욱 좋네요.
자장보살님은 "땅을 지탱한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지옥에 떨어진 중생을 구제하고 성불시키는 보살님입니다.
지금껏 보왔던 지장보살님이 근엄하고 엄중한 표정이였다면 이곳 지장보살님은 반달눈섭에 온화한 미소를 짓고 계시네요.
주불전 뒷쪽 삼성각에는 소나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고 앞뜰에는 거대한 느티나무가 주인처럼 서서 넓은 품으로 불자님들을 품어줍니다.
바람한점 없는 무더운 날씨지만 약사여래불 부처님이 계시는 곳까지 올라왔습니다.
금정산 자락의 명당터에 주위 산세와 어우러져 아늑한 그림같은 풍경이 한눈에 보이네요.
송골송골 맺힌 이마에 땀을 훔쳐봅니다.
한손에 약병을 들고 한없이 인자하신 표정으로 중생을 보살펴주시는 약사여래 부처님.
약사전 안에 쪽두리를 쓴 여성상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약사여래 부처님이 참 인상적이였습니다.
한참을 머물다 이제 내려갑니다.
언젠가는 이 무더운 여름도 지나가겠지요.
이 시기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침이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