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도보여행(매동-금계)
지리산 둘레길 도보여행(매동마을-금계마을)
언제 : 2009년 7월25일(토욜)
구간 : 시범구간(매동마을에서 금계마을까지)
거리 : 약 10km
누구와 : 연락반장님 가족(3), 선미반장님 가족(3), 초대손님 태희씨... 그리고 저니(총8명)
지리산 둘레길..
이야기의 시작은 5월로 거슬로 올라갑니다.
모내기가 시작될 무렵인 5월에 MBC 타큐에 방영되었던 "지리산을 걷다"라는 프로를 보고
한눈에 반해... 3개월간의 구애(?)끝에 둘레길 도보 여행길에 나섭니다.
"지리산 둘레길은...
"지리산둘레 800리길을 곧장오르지 않고 에둘러 가는길"
"숲을 따라 숲속친구들을 만나고"
"끝끝내 자기를 만나 위안을 얻고 돌아오는 길"
"고개를 넘어 마을과 마을이 만나는 길"
문장 한구절, 단어 하나가 모두.... 그리움으로 다가오고 애틋한 향수를 느끼게 합니다.
지리산요금소(인월)를 빠져나와...
첫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함양 마천으로 가는 국도로 접어들면 "지리산길 안내센터" 간판이 반겨줍니다.
나리꽃 너머 나즈막한 지리산길 안내센터 건물이 보입니다.
내부로 들어서자 먼저온 여행객들이 안내를 받고 있습니다.
참여정부때 첫구간 개통 후...
둘레길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최근들어 지리산길을 찾는 길손들이 많이 늘었다고 합니다.
지리산길은...
지리산에 인접해 있는 5개시군(남원, 함양, 산청, 하동, 구례)의 28개 마을의 삶을 연결하는
300km의 긴 여정으로 지금까지 70km가 이어졌다고 합니다.(남원 주천에서 산청 주철까지)
다가오는 2011년에는 모든 구간이 어어져 환종주가 가능한다는 소식입니다.
안내센터에 주차를 하고..
함양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이번 지리산길 첫 걸음지인 매동마을로 향합니다.
아직 장마철이라 비가 오락가락합니다.
비가 많이 오면 혹시.. 인내심이 약한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을까 내심 걱정을 하였는데..
그건... 저 혼자만의 기우에 불과하였음을 알게됩니다.
매동마을에 도착하여...
마을어귀에 앉아계시는 어르신들한테 인사를 건내니 따뜻하게 맞아줍니다.
둘레길은...
길을 걷고 좋은 풍경을 보는것도 좋치만...
마을분들을 뵐때마다 인사도 드리고, 잠시 정겨운 이야기도 나누것이 좋을듯 싶습니다.
매동마을회관을 지나...
토담너머로 자란 배롱나무와 호박꽃이 옛 시골의 정취를 느끼게 합니다.
매동마을 유래는...
어느날 선승이 이 마을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나즈막한 마을뒤로 늘 푸른소나무와 대나무가 둘러싸고 있는 아늑한 마을 풍경을 보며
그 모양이 마치 아름다운 매화를 닮았다고 하여 그 이후 사람들은 매동마을이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이번 둘레길 내내 같이 할 표지목..
지리산길 심볼 아래 표시되어있는 화살표는
빨간색이 남원에서 함양 방면이고, 반대로 검정색은 함양에서 님원으로 넘어오는 표시입니다.
마을 뒷길을 오르자..
고추, 콩, 깻잎 등 농작물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고사리밭이 지천에 늘려있고 그 사이로 보라색 도라지 꽃이 예쁘게 피어있습니다.
도라지꽃 너머 산능선을 배회하고 있는 낮은 구름이 산골마을 풍경을 더욱 운치있게 꾸며줍니다.
어느정도 올랐을까?
포장길이 끝나고 숲길로 들어서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그 아래엔 잠시 쉬어갈수 있는 의자와, 숲길옆엔 목마을때 마실수 있는 작은 샘이 있습니다.
"길섶"이라는 이정표를 보고..
잠시 지리산길을 벗어나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길섶은 지리산사진을 전시해 놓은곳으로..
지리산을 오를적 마다 넘었던 수많은 연봉들과 고사목 등 눈에 익은 사진들이 많이 보입니다.
갤러리 앞에는 제석봉고사목과 반야봉운해가 큼지막하게 걸려있습니다.
옥수수 나무에 핫바를 꽂어놓은듯한 모습..
이것은 부들이라고 하네요.
부들은 습지식물로 지혈작용에 좋고 꽃꽃이 할때 장식용으로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매동마을 지나 중황마을로 들어섭니다.
등구재를 넘을려면 이곳 중황마을을 거쳐야 하는데 뒤에 오던 선미반장님과 태희씨가 옥수수를 사는 모습이 보입니다.
다랑이 쉼터에 도착할 무렵... 비가 내립니다.
선미반장님이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해온 김밥과..
이곳 다랑이 쉼터에서 내놓은 파전이랑 해서 푸짐하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차양막 밑으로 빗줄기가 떨어지는걸 봐서는 제법 거세게 내릴 태세입니다.
그래도...
점심식사에 동동주 한잔 걸친 탓인지 표정도 밝아지고, 걸음도 한결 가벼워 진것 같습니다.
에둘러걷는 논두렁길..
이 길을 걸어면 마치 둘레길을 다 걸은듯한 정말 아름다운 길입니다.
멋지게 카메라에 담아 보고 싶은데... 때마침 내리는 비는 좀 처럼 그칠줄 모릅니다.
비때문에 우산을 쓰고 촬영하다보니 아무래도 소극적일수 밖에 없는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봅니다.
비를 피해 나무밑에 나란히 앉아있던 아이들이...
사진찍자... 라는 말 한마디에 시선을 돌려 외면하고 있습니다....ㅋㅋㅋ
아이들의 행동에... 어른들은 재미있다고 웃습니다.
그렇치만... 저는 마냥 같이 웃을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훗날..
오늘걷는 지리산길을 기억하기 위해 몇장이라도 사진을 찍어주고 싶은데... 정말 쉽지않습니다...ㅎㅎ
아이들 왈....
"그렇치만 이렇게 다함께 찍는 단체촬영에는 찍어 준다구요".....ㅋㅋㅋ
비는내리지만.... 모든것이 다 좋다... 다랭이논 배경도 좋고, 구도도 자연스럽고....
자~~ 찍습니다... 수진이는 얼굴 좀 펴고, 유정이는 고개 좀 더 내밀고.. 초대손님 태희씨는 말 안해도 포즈 정말 좋습니다......^^
드디어...
다랭이논이 시원스럽게 펼쳐집니다.
마치 지리산둘레길 영상에 들어온듯한 착각을 일어킵니다.
거북이의 등을 닯아다고 해서 불리는 등구재는...
전라북도 남원과 경상남도 함양의 경계가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옛날에는 함양에 살던 사람들이 남원 인월장을 보기위해서 넘었던 고개였는데
지금은 지리산길을 걷는 사람들만이 오르는 조용한 길로 변했습니다.
등구재를 넘어 함양으로 넘어왔습니다.
잘 다져놓은 나무계단을 천천히 내려서자 오른쪽으로 작은 연못이 나타납니다.
이 작은연못이 산속 동물친구들이 찾는 숲속 오아이스라고 불리는 옹달샘이라고 합니다.
숲을 빠져나오자 창원마을이 보입니다.
이곳 작은 쉼터는 평일에는 주인장이 없는 곳으로..
지나가다 목마르면 시원한 음료수 한캔 마시고 돈은 작은 함에 넣어 놓고 오면 됩니다.
창원마을이 끝나는지점..
고개 너머 뭔가 다른 세상이 열릴것 같은 기대감이 있는 곳입니다.
참... 창원마을 당산나무 쉼터를 빠뜨리고 왔습니다.
꼭 들릴려고 했는데 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고 비가내린 덕분(?)에 그냥 지나쳤나 봅니다.
포장도로를 끝내고 다시 금계마을로 내려서는 산길로 접어듭니다.
이번 지리산길 중 조금 지루했던 구간입니다.
예전에는 마을을 지나갔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지리산길을 찾다보니 우회하는 길을 만들었나 봅니다.
금계마을 산자락에는 할아버지 한분이 밭에 씻앗을 심고 있습니다.
평생 지리산을 터전으로 살아오신 할아버지 뒷모습에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나마스떼...
힌두어로 "반갑습니다, 건강하세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입니다.
히말라야 베이스캠퍼에는 히말라야 신에게 제를 올릴때 자신을 낮추는 말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곳 목조 테라스는 전망대입니다.
칠선계곡이있는 추성리와 엄천강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입니다.
오늘은 아쉽게도 천왕봉은 구름에 가려 보여주질 않습니다.
민박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음에 조용하게 혼자 지리산을 찾게되면 그때는 꼭 이곳 나마스떼에서
하룻밤을 묵어면서 천왕봉도 조망하면서 지리산밤을 보내면 참 좋을것 같습니다.
다시 아침에 출발했던 지리산안내센터로 돌아와 무사히 둘레길 첫 구간을 마쳤습니다.
<에필로그>
솔직히 출발할때 아이들 걱정을 했습니다.
6시간 거리도 만만찮고, 비도 오락가락하고...
산길, 숲길, 마을길, 오르막, 내리막을 걷는다는것이 아이들 눈에 재미가 있을까?
그렇치만..
생각보다 잘 걷고, 비가와도 힘들다는 투정없이 완주를 한 아이들이 대견스럽습니다.
가을...
다랭이논이 황금빛으로 겁 ~ 나게 물들때 그때 다시 둘째구간 이어가짠 ~ 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