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복대)지리산에 부는 가을바람
가을바람이 부는 지리산... 만복대
- 일 자 : 2009년 10월 07(수욜)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성삼재휴게소~묘봉치~만복대~정령치~고리봉~고기삼거리
[총산행시간 4간00점심/사진촬영시간포함]
:::::산행출발에 앞서:::::
누군가 그랬다. |
김해출발(07:30)~지리산요금소(11:00)~성삼재휴게소(11:40)
지리산 서부능선..
성삼재를 출발하여 덕두산까지 이어지는 장장 24km 거리로 지리 주능선(25km)에 막먹는거리다.
준족이라면... 아침일찍 출발하면 당일종주도 가능할것으로 생각된다.
오늘 산행지인 만복대는...
서부능선의 좌장격으로 성산재와 정령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눈여겨 볼것은...
이곳 서부능선 산행 테마를 정령치를 기준점으로 하여
북쪽인 바래봉~팔랑치 일대는 봄철 철쭉으로 선상화원이 펼쳐지고,
남쪽인 만복대~묘봉치 구간은 가을철 억새가 볼만하여 산꾼들은 계절에 맞춰 서부능선을 오른다.
그러고 보면...
남쪽의 만복대는 억새로 유명해 쓸쓸한 가을 남자를 닮았고,
북쪽의 화사한 철쭉은 새치름한 처녀를 닮았다는 것이 틀린말은 아니듯 싶다.
산행시작(11:45)~작은고리봉(12:20)~묘봉치(13:00)~만복대정상(13:30)
들머리는 달궁 방향으로 2분쯤 걸어 내려가면
도로 왼쪽 철망 너머로 만복대가 5.3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있다.
이곳 성삼재에만 오면 지리종주의 설레임이 강하게 와닿는다.
종주는... 2002년 여름과 2004년 가을 딱 두번 다녀왔는데... 언제나 걷고 싶은 종주능선이다.
아기엉덩이를 닮은 반야봉이 손에 닿을듯 지척에 보인다.
만복대 가는 길은 가풀막이 없는 능선길이 이어진다.
들머리인 성삼재 높이가 1000m를 넘는 고갯마루여서 큰 어려움 없이 만복대까지는 무난하게 오를 수 있다.
정상까지 오른편으로 반야봉과 그 너머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계속 보면서 걷는다.
작은 고리봉을 지나 좁은 숲길을 헤쳐나오면 묘봉치 헬기장에 닿는다.
여기서 부터 제법 억새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올 가을 산에서 처음 만나는 억새풀이다.
파란 가을하늘을 바탕으로 억새풀이 가을바람에 흩날리고 있다.
만복대 정상...
정상석옆엔 작은 돌무덤이 세워져있고, 둘레엔 키작은 억새풀이 나풀거리고 있다.
만복대는...
억새 하나만 보러온다면 아쉬움이 남는다.
화왕산이나 신불산처럼 광활한 평지에 자란 수많은 억새풀이 아닌..
그저 정상주위에 오밀조말한 작은 억새군락지만 있을뿐이다.
대신... 만복대에선 장쾌한 지리주능선과 반야봉을 코 앞에서 불 수 있어 좋다.
하산시작(13:40)~정령치휴게소(14:30)~고리봉(14:50)~고기삼거리(15:45)
만복대까지 서둘렸다면 정령치까지는 쉬엄쉬엄 걸어서 내려가기로 한다.
채 한시간도 걸리지 않을 거리다.
정령치는...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씨 성을 가진 장군에게 성을 쌓고 지키게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곳 정령치(1.172m)가 성삼재(1,090m) 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성삼재에서 한참을 내려온것 같은데...
아마... 그것은 성삼재에서 만복대까지는 완만한 능선인데 비해
만복대에서 정령치 구간은 짧은 시간에 고도를 낯추다보니 그런 느낌이 드는것 같다.
휴게소 뒤편으로 고리봉 올라가는 등로가 열려있다.
어느정도 걸었을까? 소나무숲 구간을 지나는데 숲길 풍경 넘 아름답다.
솔숲 아래로 떨어져 내린 솔갈비들이 정갈하게 차곡차곡 쌓여져있다.
가을날... 고운 솔숲길을 만난것은 오늘 산행의 가장 큰 기쁨일 것 같다.
정말... 가슴에 담아놓고 가끔씩 열어보고 싶은 아름다운 솔숲길이다.
오늘 마지막 봉우리 고리봉에 도착
발아래는 조금전에 지나쳐 왔던 정령치휴게소가 보이고... 이정표 뒤로는 바래봉도 조망된다.
맘 같아서는 바래봉까지 한달음에 내닫고 싶지만 아쉬움을 남긴채... 고기리로 하산한다.
언젠가.... 서부능선 종주계획을 한번 세워봐야 겠다.
하산길 길섶엔...
알록달록 예쁘게 물든 고운 나뭇잎...
아직 푸르름이 남은 덜익은 나뭇잎....
그리고 일부는 단풍도 만들지 못하고 말라가는 나뭇잎도 보인다.
이 모든것이 다... 자연의 순리일 것이다. 우리들 인생도 그렇듯이.....
한시간 남짓 내려서자...
나무숲 사이로 너른 운봉들녁이 보이고 백두대간 길목인 고기삼거리에 도착한다.
도로 옆 계곡물에 다리를 담고 산행 후 찾아오는 느긋한 기분을 즐겨본다.
잠시 후.... 산악회 차량이 도착하고
산악회에서 제공한 미역국 한 그릇 먹고 차량에 올라 잠시 눈을 붙이는데...
그런 작은 평온도 잠시....
차가 떠나자 말자 노래방이 시작되고 김해 내려가는 시간내내 음주가무가 끝날줄 모른다.
아마... 친목산악회라서 그럴 것이다.
지금까지 그렇게해왔고 그렇게 하는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졌는지 모른다.
그렇치만 일일회원도 있는데 소수의 배려와 절제된 산악회문화가 필요한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